[조문환의 평사리日記]밤에 쓴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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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쓴 편지

겨울에 피지 못하고
기어코 봄에야 피워낸 춘백아래 서면
밤에 쓴 편지가 내게로 오네삼십 촉 백열등 아래서
기어코 써 버린
기어코 봉해버린 너를 향한 나의 본심
이 밤 지나 날 밝으면 나는 본심 잃은 타인이 되네

내가 아닌 타인되어 네게 설 수 없으니
꽃 아래 설 때에야 너를 볼 수 있으니
춘백 피어나면 죽은 혼 돌아오듯
내가 나 되어 네게 설 수 있다네

바람이 부네
밤에 쓴 편지가 배달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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