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김영애 죽음이 더 슬픈 이유 "노무현 떠올라"

영화 '변호인'에서 억척 엄마 연기했던 추억 "가까운 벗 죽음 같아"

영화 '변호인' 포스터

영화 '변호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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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9일 별세한 배우 김영애에게 애도의 뜻을 표했다. 문 후보는 같은 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 김영애 님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배우 김영애를 특별한 연기인으로 기억하게 된 계기는 영화 '변호인'이었다"며 "정의로운 아들은 따뜻하고 성실한 어머니 품에서 길러진다는 사실을 보여주셨다"고 했다.

문 후보가 언급한 영화 '변호인'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에 맡았던 부산학림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온 작품이다. 부림사건은 80년대 초 5공화국 공안당국이 부산의 한 사회과학 독서모임 회원이었던 대학생, 교사, 회사원 22명을 불법 체포해 감금, 고문한 사건이다.김영애는 이 작품에서 아들을 용공조작 검찰의 손에 잃은 국밥집 아줌마 순애 역을 맡았다. 순애는 아들 진우(임시완 분)가 부독련(부림사건을 상징) 사건에 휘말렸다가 형사들의 모진 고문을 받고 만신창이가 되자 식당 단골 손님이었던 송우석 변호사(송강호 분)를 찾아가게 된다.

원래 속물근성이 강하던 송 변호사는 순애의 진심에 공감하고 이후 진우를 비롯한 학생 9명을 위해 검찰과 싸우게 된다. 영화의 마지막에는 노동자를 위해 투신하다 구속된 송우석 변호사를 위해 선임계를 낸 변호사들이 법정에서 한명씩 호명되는 장면으로 끝난다. 이는 실제로도 벌어진 일이었다. 1987년 송우석 변호사와 같은 이유로 구속됐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재판을 위해 당시 부산지역 개업 변호사 100명 중 99명이 선임계를 냈다. 물론 그중에는 문재인 후보도 있었다.

출처 = 문재인 페이스북 캡처

출처 = 문재인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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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는 페이스북 글에서 "블랙리스트를 적어 내려갔던 박근혜 정권 하에서 대중적 인기를 얻었던 고인이 '변호인'에 출연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김영애는 영화 '변호인'에 대한 정치색 논란이 일자 “난 어떤 정치색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서 빚진 느낌도 있었다. 내 이익을 던지고 진실, 혹은 정의를 위해 얼마만큼 생각했나, 되돌아보게 됐다"고 말한 바 있다. 문 후보는 "한 배우의 죽음이 가까운 벗의 죽음처럼 느껴진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젊은 날이 떠올라서 그런 모양이다. 우리 곁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연기의 열정을 불태웠던 고인이기에 황망히 떠나보내야만 하는 슬픔이 더욱 크다"고 고인을 애도했다.





디지털뉴스본부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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