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세론 흔드는 '安風', 어디서 불어오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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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유제훈 기자] 원내 5당의 대선 후보가 정해지자 대선 판세가 요동을 치고 있다.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들을 지지하던 지지층의 표심이 대거 이동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보수층의 표심을 흡수한 ‘안철수 바람’이 3개월 넘게 이어지던 ‘문재인 대세론’에 균열을 내고 있는 모양새다.

서울신문과 YTN이 엠브레인에 의뢰해 4일 전국 성인 104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에 따르면 5자대결 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8.0%,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34.2%로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가 4~5일 전국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에 따르면 다자구도 하에서 문 후보와 안 후보 지지율은 각각 38.4%, 34.9%로 역시 오차 범위 내인 것으로 나타났다.

5자 구도가 확정되기 전 마지막 여론조사인 한국갤럽 3월 5주차(31일 발표)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는 31%로 19%에 그친 안 후보를 여유있게 앞서 있었다.

5자 구도 확정 전 후를 비교하면 문 후보가 7%포인트 정도 오른 반면 안 후보는 15%포인트 정도 급등했다. 안희정 후보 지지층의 상당수가 ‘변심’해 안철수 후보 쪽으로 이동하고, 지지 대상을 정하지 못한 보수층 표심도 안 후보로 향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후보는 고향인 부산·경남·울산(PK) 지역과 호남에서는 안 후보에게 근소한 차이
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 조사 결과에 따르면 PK지역에서 문 후보는 35.7%, 안 후보 31.3%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호남 지역 지지율은 문 후보 46.0%, 안 후보 40.6%이다.

하지만 보수 정서가 강한 대구·경북(TK)에서는 안 후보가 39.3%로 23.2%에 그친 문 후보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TK지역 지지율 우세가 호남과 PK지역의 열세를 상당 부분 상쇄하는 셈이다. 이 지역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지지율은 15.2%에 그쳤다.

한국갤럽의 3월 5주차 여론조사에서 5자 대결시 TK지역 지지율은 문 후보 30%, 안 후보 33%, 홍 후보 14%였다. 중앙일보 조사와 비교하면 문 후보가 6.8%포인트 빠진 반면 안 후보는 6.4%포인트 올랐다. 홍 후보 지지율은 큰 변화가 없었다. 보수 성향 지지자들의 표심이 홍 후보 대신 당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안 후보에게 쏠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문 후보 캠프에서는 안 후보 지지율에 거품이 있다고 지적한다. 안 후보 지지층의 다수가 '반문(반문재인) 정서'에 기초하고 있는 만큼 결집력이 부족해 실제 투표로 이어질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문재인캠프 특보단장인 민병두 의원은 이날 YTN에 출연해 “보수층 지지자들과 안 후보의 연대의식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면서 “빠르게 맥주를 담으면 거품이 나는 것처럼, (안 후보의 지지율에도) 거품이 있다. 샤이 보수들이 투표를 할 것인가는 별개의 문제"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안철수 캠프 측 김영환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양자대결은 이제 (문 후보가)이길 수 없는 단계로 돌입하고 있다”면서 “국민들의 여론을 봐야지 손가락으로 눈을 가리듯이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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