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가장해’ 상습적으로 면세점 다닌 얌체 외국인?


[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최근 2년간 출국을 가장해 3회 이상 시내면세점을 이용한 얌체 외국인이 8100여명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이들을 제지하는 손길은 없었고 그 덕에 외국인들은 면세점을 이용한 후 항공권을 취소하는 등의 수법으로 면세품을 수차례 재구매할 수 있었다.

6일 감사원에 따르면 2014년 1월 1일~2016년 10월 31일 항공권 예매와 취소를 반복하며 3회 이상 면세점을 이용한 외국인은 총 8129명으로 구매금액은 535억1800만원에 이른다.각 횟수별 구매인원 및 구매금액은 ▲3회 이하 5423명·212억7100만원 ▲4회 912명·45억8600만원 ▲5회 465명·31억6000만원 ▲6회 328명·25억6700만원 ▲7회 이상 1001명·219억3200만원의 분포를 보였다.

특히 이들 중에는 당초 제시된 항공권 출국날짜를 기준으로 180일 이상을 국내에 체류, 국산면세품을 재구매한 인원도 7311명에 달했다. 고의·상습적으로 항공권 예매·취소를 반복한 전체 외국인(8129명)의 90%가량이 장기간 국내에 체류하며 얌체 짓을 계속한 셈이다.


180일 이상 체류 외국인의 재구매 횟수별 인원 및 금액은 ▲3회 이하 5023명·474억5800만원 ▲4회 743명·36억2100만원 ▲5회 401명·24억5500만원 ▲6회 280명·19억6000만원 ▲7회 이상 875명·201억3800만원 등으로 파악된다.문제는 이들 외국인이 편법으로 사들인 국산면세품을 국내에서 재판매하거나 온라인을 통해 해외에 판매함으로써 외국인 관광객에게 쇼핑편의를 제공, 관광을 활성화하고 특허 받은 보세판매장 운영인이 국산면세품을 판매토록 하는 면세점운영 제도의 취지를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는 데 있다.

더욱이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관세청은 시내면세점 운영인이 출국을 가장해 상습적으로 국산면세점을 구매하는 외국인에게 국산면세품 판매를 제한(출국장 인도 등)할 수 있도록 조치하지 않아 문제의 소지를 키웠다는 것이 감사원의 지적이다.

감사원은 “관세청은 시내면세점 운영인으로부터 현장에서 국산면세품을 인도받은 구매자 현황을 제출받아 출국을 가장해 상습적으로 면세점을 이용하는 외국인을 선별하고 향후에는 대상자가 구입한 면세품을 출국장에서 인도받을 수 있게 하는 등의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한편 관세청은 ‘보세판매장운영에 관한 고시(제15조 등)’에 따라 보세판매장 운영인이 시내면세점 등지에서 출국인 및 외국으로 출국하는 통과여객기(선)로 환승하고자 임시 체류하는 자에게 면세품을 판매하도록 하고 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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