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청, 불공정기업 고발요청권 가동…2곳 고발요청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중소기업청은 4일 의무고발요청권 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하도급대금 등을 부당하게 감액해 중소기업에게 피해를 끼친 인화정공㈜와 한국토지주택공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요청했다.

인화정공은 선박엔진 구성품 제조를 위탁하면서 선일테크 등 3개 수급사업자에게 일방적 단가 인하, 일률적 단가 인하, 부당 감액을 통해 총 1억1200만원의 피해를 입혀 공정위로부터 지급명령(약 5800만원)과 과징금(8800만원) 처분을 받은 바 있다.중소기업청은 "인화정공이 조선업의 장기 불황으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하더라도, 전속거래 관계인 사내 하청업체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지 않고 위법행위를 자행한 것은 용인할 수 없다"며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시장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인화정공을 고발요청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다수의 건축 공사를 위탁하면서 공사가 완료됐음에도 시공업체와 합의 없이 설계단가를 하향 조정하거나, 공사 설계변경 시 시공업체와 합의 없이 제경비 요율을 하향 조정해 공사비를 감액했다. 이 같은 방법으로 현도종합건설 등 15개 중소기업에게 총 3억1900만원의 피해를 입혀 공정위로부터 재발금지명령과 과징금(2억7100만원) 처분을 받았다.

중소기업청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자체 지침에 따라 행동한 것이 위법행위를 정당화 할 수는 없다"며 "특히 건설분야 하도급 관계에서 만연하는 고질적인 불공정행위에 대해 경종을 울리기 위해 택지개발 시장에서 압도적 지위를 가진 한국토지주택공사를 고발요청한다"고 밝혔다.의무고발요청제도는 공정위가 고발하지 않은 사건을 중기청장 등이 중소기업의 피해나 사회적 파급효과를 이유로 고발요청하면 공정위가 의무적으로 검찰에 고발해야 하는 제도다. 2014년 1월에 도입됐다.

중소기업청은 공정위 사건을 중소기업의 관점에서 재검토해 이번까지 총 13건을 고발요청했다. 현재도 50건의 불공정 사건에 대한 중소기업의 피해를 조사 중이다.

중소기업청은 "앞으로도 감시의 끈을 늦추지 않고 분기별 최소 1회 이상 심의위원회를 개최함으로써 중소기업의 피해가 큰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고발요청권을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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