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 속 변치 않은 창경궁 古木 이야기

고목이 품은 조선 왕실의 삶과 역사
‘역사와 함께하는 창경궁 왕의 숲 이야기’
4~10월 매주 토·일

창경궁에서 자라는 나무들 [사진=문화재청 제공]

창경궁에서 자라는 나무들 [사진=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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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창경궁(昌慶宮)은 유난히 수난을 많이 겪었다. 조선 9대 왕인 성종은 1484년 세조비 정희왕후, 예종비 안순왕후, 생모인 덕종비 소혜왕후 등을 모시기에 부족한 궁궐을 보충하기 위해 창건했다. 창경궁은 한 때 2000칸이 넘는 대규모 궁이었으나 임진왜란 당시 불탔다가 광해군 때인 1616년에 다시 지어졌다. 인조2년(1624년) 이괄의 난과 정조14년(1790년)때 다시 회재로 소실되고, 순조34년(1834년)에 재차 지어졌다.

수난은 일제강점기 때 극에 달했다. 1907년 이후 일본은 창경궁에 동물원과 식물원을 만들며 대부분의 건물을 헐어버렸다. 1911년에는 명칭도 ‘창경원’으로 격하시켰다. 1984년까지 창경궁에는 우리나라에 처음 생긴 동물원이 있었다. 아픔을 딛고 창경궁은 1963년 1월18일 사적 제123호로 지정됐다. 1980년대에는 전통문화 유산을 보존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대규모 정비 사업이 이어졌다. 1981년 창경궁 복원 계획을 세운 정부는 2년 뒤인 1983년 10월 130여 종 900여 마리의 동물들과 591종 식물을 서울대공원으로 옮겼다. 이후 일부 건물들이 복원됐지만, 아직도 복원되지 못한 건물터에는 다양한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그래서 창경궁은 고목이 즐비한 숲이 조성되어 있다. 500여년 역사를 간직한 고목과 1910년 이후 심겨진 나무들, 현재까지 남아있는 전각들이 어우러진 역사경관림을 간직하고 있다. 160여 종의 희귀 수종을 보유한 후원 등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곳으로 누구나 자연을 느끼며 조선의 역사와 전통조경의 미(美)를 만끽할 수 있다.

창경궁 옥천교 봄 풍경 [사진=문화재청 제공]

창경궁 옥천교 봄 풍경 [사진=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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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 역사를 품은 고목의 이야기는 숲 해설가의 입담을 통해 다시 한 번 깨어난다. 문화재청 창경궁관리소는 (사)한국숲해설가협회와 함께 오는 4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14시30분 ‘역사와 함께하는 창경궁 왕의 숲 이야기’ 해설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토요일, 일요일 각각 해설코스를 달리한다. 창경궁의 나무와 역사 이야기를 들려주는 가운데 매주 토요일은 홍화문 금천부근의 매화, 앵두나무, 연리목, 춘당지 주변의 백송과 느티나무를 중심으로, 매주 일요일은 국보 제249호 ‘동궐도(東闕圖)’에 남아있는 선인문 앞의 회화나무, 관천대 부근의 버드나무, 통명전 주변의 화계 등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번 프로그램은 숲과 궁궐 역사에 관한 전문적인 해설로 진행되며, 현장에서 무료(입장료 별도)로 참여할 수 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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