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팍팍해진 삶…식비·주거비에 짓눌린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20대와 30대 가구주의 소비지출에서 식료품ㆍ주거비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금융위기 이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별 식료품ㆍ비주류음료 지출은 32만3000원, 주거ㆍ수도ㆍ광열 지출은 29만1000원으로 나타났다. 전체 소비지출(257만7000원)의 23.8%인 61만4000원을 식비와 주거비로만 쓰는 셈이다. 20대와 30대의 소비지출 중 필수지출인 식비와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60세 이상(33.7%)보다는 낮았지만, 40대(21.6%), 50대(23.0%)보다 높았다.

특히 청년층인 20∼30대 가구주와 중장년층인 40∼50대 가구주의 필수지출 비중 격차는 금융위기 이후 점차 커지는 분위기다.

39세 이하 가구주의 식비ㆍ주거비 지출 비중은 2008년 22.6%, 2009년 22.4%, 2010년 22.3%에서 머물다 2012년 23.6%, 2015년 23.7%, 지난해 23.8%로 올라섰다. 2008년에 비해 1.2%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40대 가구주의 필수지출 비중은 0.2%포인트, 50대는 0.7%포인트 하락했다. 60세 이상 가구주도 2008년에 비해 필수지출 비중이 0.4%포인트 늘긴 했지만 증가폭은 20∼30대 가구주보다 작았다.

청년 세대의 소비 중 필수지출 비중이 증가하는 이유는 소득 정체 탓이 크다. 지난해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별 평균소득은 445만6000원으로 2008년 대비 27.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같은 기간 40대(35.2%), 50대(35.5%), 60세 이상(34.7%)의 소득이 30%대 상승률을 보인 것과 대조된다. 또 20∼30대의 경우 40∼50대에 비해 자가가구비중이 적고, 전ㆍ월세 비중이 크다는 점도 이들의 삶이 팍팍해진 이유로 꼽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기조가 본격화하고 전셋값은 급등했다.

소득이 정체되다 보니 지출 증가폭도 작았다.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별 평균 소비지출은 2008년 대비 2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40대(27.0%), 50대(27.3%)에 비해 약 5%포인트 작았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