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최대 실적 돌림노래 부른다

저유가 기조 지속…정유사 이익의 바로미터인 정제마진 높아져
화학제품은 아시아권 공급부족…가격 고공행진 중

SK이노베이션 울산 공장 전경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SK이노베이션이 2년 연속 사상 최대 흑자기록을 쓴다. 석유제품 이익의 바로미터인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화학제품은 아시아권 공급부족 현상으로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쌍끌이 고수익을 실현하고 있다.

21일 정유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영업이익은 8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작년 동기 영업이익은 8448억원이었다. 석유사업은 정제마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올해 1월부터 3월 3주까지 평균 정제마진(배럴당 6.4달러)은 지난해 평균치(배럴당 6.1달러) 웃돌고 있다. 2월 배럴당 55달러에서 최근 51달러선까지 떨어진 국제유가도 정제마진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석유 제품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난 1월 중국이 올해 석유제품 수출 쿼터를 전년 대비 40% 줄인다고 발표했고, 일본도 정유사 정제 설비 철거와 정기보수에 들어갔다"며 "역내에서 국내 정유사들의 영향력이 올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화학분야에서는 자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에서 생산하는 파라자일렌(PX)과 벤젠의 이익이 늘었다. PX의 1~3월 마진은 t당 374달러로, 작년 호황 기조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PX를 사용해 만드는 폴리에스터 수요가 늘어난 덕분인데, 중국 폴리에스터 생산설비 가동률이 역대 최고 수준이다.

벤젠은 지난해 12월부터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마진이 4년만에 최대 수준(2월 2주 기준 t당 533달러)으로 상승했다. 중국 내 벤젠 생산이 줄어든 영향이다. 주로 휘발유 첨가제나 합성세제의 주요 원료로 쓰이는 벤젠은 나프타, 혹은 석탄을 분해해 만든다. SK인천석유화학의 경우 나프타를 원료로 삼는 반면 중국은 석탄으로 생산한다. 중국 정부의 환경 규제로 석탄 생산을 줄이면서 중국 내 벤젠 생산설비의 절반 정도가 가동을 멈춘 상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난해 SK인천석유화학이 3745억원, SK종합화학이 9187억원 영업이익을 거뒀는데 올해 이 수준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도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나머지 3사도 정제마진 이익을 볼 수 있는데다 각자 주력하는 화학제품군에서 높은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유업계에서는 올해 성적이 사상최대 실적을 낸 지난해 영업이익을 뛰어넘을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