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인재영입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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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인재영입 딜레마'에 봉착했다. 새로운 인물이 캠프에 합류할 때 마다 잡음이 불거지면서, 득보다 실이 많단 지적이 나온다. 인재영입을 최대 전략으로 이끌어온 캠프 내부에선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다.

최근 문 전 대표를 둘러싼 논란의 시작은 그가 영입한 인물들에게서 비롯됐다.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는 과거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의전용 차를 제공 받는 등의 특혜를 받았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와 관련 문 전 대표는 "본인도 사과를 했듯이 반성의 계기로 삼아서 앞으로 더 흠결 없는 그런 식의 삶의 자세를 가다듬어 나가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캠프 홍보부본부장을 맡고 있던 손혜원 민주당 의원은 팟캐스트에 출연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산된 것"이라고 말해 파장이 일었다. 표창원 의원과 전인범 저 특정사령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 등도 논란이 된 언행으로 입방아에 오르내린바 있다.

작은 실수 하나도 경계하는 문 전 대표에게 이 같은 구설들은 아픈 지점이다. 자칫 잘못하면 현재까지 유지 중인 대세론이 무너지는 건 한순간인 까닭이다. 정치권 일부에선 위태로운 인재영입이 '자살골'이 될 수 있다고 내다보는 이유다.

게다가 인재영입은 문 전 대표를 겨냥한 공격의 주요 소재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안희정 충남지사 측 박수현 대변인 16일 구성된 문 전 대표의 특보단을 놓고 "세 과시와 줄 세우기 등 청산해야 할 적폐들이 어른거린다"며 맹비난했다. 특보단 일부가 시도당위원장을 맡고 있어서다. 이재명 성남시장 측은 문 전 대표의 정책자문기구인 '10년의 힘 위원회'에 진익철 전 서초구청장을 문제 삼기도 했다. 일각에선 벌써부터 논공행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한 국회 관계자는 "문 전 대표는 서가의 책장을 늘리는 것처럼 인재 영입을 하고 있지만, 결국은 빚을 지는 행위"라면서 "차기 대통령이 된 다음에 영입 인사 처우는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같이했던 인재들과는 이별하고, 새 사람만 영입하는 게 능사냐는 시선도 있다. 문 전 대표는 김종인 민주당 전 비상대책위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등 정치적 인연을 맺은 인물들과 사이가 틀어졌다. 이에 대해 안 지사는 "한 집안으로 치면 맏이를 뽑는 대통령 선거에서 문 전 대표는 맏이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전 대표는 인재영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인재영입 에 대해 "모든 사람들 다 완전할 수 없다. 이런 저런 약점이 있다"며 "그러나 이런 분들 함께 모여 장점 살려나간다면 그것이 정권교체 밑거름이 되고 앞으로 국정을 제대로 발전시켜나갈 인재풀이 될 수 있다"라는 입장이다. 그는 당 대표 시절 광범위한 인재영입으로 화제를 모으며, 내홍 수습에 기틀을 마련한 경험이 있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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