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반도체 매각 새국면···日, 공적자금 투입 검토

日 정부, 기술유출 막기 위해 '민관펀드' 구성해 자금수혈 계획
도시바 메모리 지분 34%이상 확보하는 것이 목표
입찰 제안서 마감 앞두고 변수 생기며 매각 작업 혼돈양상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일본 정부가 반도체 사업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인 도시바에 공적자금 투입을 검토 중이다. 기술 유출을 우려한 정부가 자금 수혈에 나서게 되면 한국과 중국계 기업의 인수전 참여가 쉽지 않아 도시바 반도체 사업 매각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가 정책투자은행을 중심으로 도시바에서 분사, 매각 예정인 '도시바 메모리'에 대한 출자를 검토 중이라고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정부와 민간이 함께 참여한 '민관펀드'를 꾸려 일정 지분을 확보한 뒤 도시바 메모리 경영에 개입하겠단 계획이다.

일본 정부가 목표로 하는 도시바 메모리의 지분은 34%이상이다. 이정도 지분이면 회사 경영에 관한 중요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어 경쟁국가로의 기술 유출을 막을 수 있다.

일본 정부는 금융권에서 차입할 수 있는 금액을 제외하고 최소 3000억엔(약 3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도시바의 주요 거래기업 등을 상대로 민관펀드 참여를 독려하는 등 출자에 참여할 기업을 모집할 것으로 보인다. 출자 참여기업이 예상보다 많아지면 매각 절차 자체가 변경되거나 중단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 도시바 반도체 사업 인수에 나섰던 기업들의 셈도 복잡해졌다. 도시바 메모리 매각 1차 입찰 마감일은 오는 29일이다. 현재까지 한국의 SK하이닉스, 도시바와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공동 생산하는 미국 웨스턴디지털,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 등이 유력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2016년도 4~12월 결산발표를 2번이나 미룬 도시바는 미국 원자력발전 사업 자회사 웨스팅하우스(WH)의 파산보호 신청과 지분 과반 매각 등을 동시에 검토하며 숨가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달 말이 되면 도시바는 1500억엔 채무초과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를 최대한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는 반도체 매각을 포함한 향후 사업 방향을 이른 시일 내에 확정해야 한다. 회계 결산은 계속 지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시바는 상장폐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시장은 매각 사업 난항과 결산발표 연기 등 갈피를 잡지 못하는 도시바 재건 계획에 의문을 표하고 있고 주가는 16일 종가 기준 183.60엔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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