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골프규칙] "프리퍼드 라이 룰은 이렇게"

악천후에서는 공을 닦은 뒤 다시 놓고 치는 '프리퍼드 라이 룰'을 적용한다.

악천후에서는 공을 닦은 뒤 다시 놓고 치는 '프리퍼드 라이 룰'을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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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프리퍼드 라이 룰(Preferred lies rule)'.

골프에서 악천후에 한해 임시로 적용하는 일종의 로컬 룰이다. "공을 들어 올려서 닦은 후 다시 놓고(lift, clean & place)" 플레이할 수 있다. 페어웨이에 있는 공만 해당된다. 잘 친 샷에 대한 불이익을 방지한다는 취지다. 선수들이 페어웨이와 러프의 경계 구역에 있는 공을 무심코 집었다가 벌타를 받는 이유다. 당연히 옆 홀의 페어웨이는 구제가 불가능하다. 여기서 드롭 장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반드시 마크부터 하고, 그린에 가깝지 않은 쪽의 6인치(15.2㎝), 또는 1클럽 이내다. 프로골프대회에서는 경기위원회가 위치를 지정하고, 이 범위를 벗어나면 '오소플레이(Playing from Wrong Place)'로 2벌타다. 일단 옮기면 마땅치 않아도 그대로 쳐야 한다. 공은 한 번만 이동할 수 있고, 곧바로 유효구로 인정해 다시 건드리면 1벌타다.

아마추어골퍼는 물론 투어 선수들 역시 혼선을 빚는 경우가 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베테랑 우에하라 아야코(일본)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11월11일 일본 치바현 그레이트아일랜드골프장에서 열린 이토엔레이디스 첫날 69오버파 141타라는 JLPGA투어 역사상 최악의 스코어를 기록했다. 드롭 장소를 착각해 오소플레이로 직결됐기 때문이다.

새벽부터 비가 내리면서 페어웨이는 진흙탕이 됐고, 주최 측은 '프리퍼드 라이 룰'을 허용했다. 문제는 "제자리에 놓는다"는 대목이다. 우에하라는 그러나 통상적인 1클럽 이내로 이해해 공을 닦은 뒤 계속 좋은 장소를 찾아 플레이했다. 1오버파 73타로 라운드를 마쳤지만 다음날 뒤늦게 실수를 깨닫고 자진 신고했다. 결과는 참혹했다. 15개 홀에서 19차례의 오소플레이에 대해 2벌타씩 38벌타, 또 매 번 타수를 줄여 '스코어 오기'로 홀 당 2벌타씩 30벌타 등 벌타만 무려 68타가 됐다. 결과적으로 69오버파, 둘째날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로 선전했지만 꼴찌로 '컷 오프'됐다. 우에하라의 완주가 의미있다. '컷 오프'가 확실한 상황에서도 기권 대신 "팬들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2라운드를 마쳐 박수갈채를 받았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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