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불출마 선언, 지지율 15% 어디로 향하나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여권 대선 주자 중 가장 지지율이 높았던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가 15일 대선 출불마를 선언하면서 황 권한대행의 지지층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황 권한대행은 출마 여부가 불투명했던 상황에서도 각종 여론 조사에서 10~15%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안희정 충남지사와 2위 다툼을 벌였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6일부터 사흘간 유권자 1530명을 대상으로 벌인 대권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14.2%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36.1%)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특히 대구, 경북에서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지지율 선두를 다투고, 자유한국당 후보 적합도에서는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는 등 보수층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내일신문과 TBC가 여론조사회사인 폴스미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1일과 12일 TK지역 1366명을 대상으로 '대선 및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결정에 대한 여론 조사’를 실시한 결과 황 권한대행은 32.5%로 가장 높았다. 이 지역에서 2위를 기록한 문 전 대표(15.4%)를 2배 이상의 격차로 따돌렸다. 리얼미터가 13일 발표한 3월 2주차 정례주간 19대 자유한국당 대통령후보 적합도 조사에 따르면, 황교안 권한대행은 21.7%로 1위를 기록했다. 2위 홍준표 경남지사(7.2%)와는 14.5%포인트 차이가 났다.

여론 조사 전문가들은 황 권한대행의 불출마 선언으로 홍준표 경남지사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보수 계열 후보인 유승민 의원 쪽으로 이동하는 지지율은 미미할 것으로 분석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소장은 “황 권한대행을 지지하던 유권자들의 가장 큰 특징은 보수의 정체성을 중시한다는 점”이라면서 “그런 점에서 홍 지사가 황 권한대행 지지층을 흡수할 가능성이 가장 높고, 홍 지사에 비해 이념적 스펙트럼이 중도에 가까운 유승민 의원은 큰 이득을 보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황 권한대행 지지층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열렬히 지지하는 계층과 상당 부분 겹친다”면서 “황 권한대행 지지자들은 유승민 의원에 대해 박 전 대통령과 비슷한 감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유승민 의원쪽으로 지지를 옮겨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여론 조사 전문 기관인 메르겐 배철호 대표는 “황 권한대행의 지지층은 ‘태극기 부대’라 칭할 수 있는 완고한 보수층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면서 “탄핵 국면에서 적극적으로 행동한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김진태 의원 등에게로 일부 지지층이 이동하겠지만 보수 후보 중 황 권한대행 다음으로 대선 경쟁력이 높은 홍준표 지사가 상당 부분 흡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 권한대행 지지층 일부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대표나 안희정 충남지사 지지로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배 본부장은 “황 권한대행 지지계층을 분석해 보면 이념적으로는 보수, 지역적으로는 대구 경북, 연령대는 50대 이상, 직업으로는 농업 등 1차산업 종사자들과 주부들이 주류”라면서 “이들은 문재인 후보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기 때문에, 문재인 후보에 맞설 수 있는 대선 주자라면 보수 성향이 아니어도 지지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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