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채권시장, 美 금리인상 '횟수'에 좌우

16일 새벽 발표될 FOMC 결과 예의주시
3월 금리인상은 시장에 선반영, 금리인상 횟수 높일 가능성
'점도표' 상향조정땐 채권가격 급락 우려…증권사들 긴장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16일 새벽 발표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3월 정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국내 채권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월 금리인상은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어 올해 금리인상 횟수를 결정할 '점도표'에 따라 시장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4일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7bp(1bp=0.01%) 하락한 1.758%에 거래를 마감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1.1bp 하락한 2.290%, 5년물도 0.02bp 내린 1.990%를 기록했다. 채권금리 하락은 채권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전날 FOMC 경계감에 미국 국채 10년물이 2.62%대까지 오르며 3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국내 시장이 강보합세를 보인 이유가 이미 3월 금리인상이 시장에 선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연방기금 선물금리에 내재된 3월 기준금리 인상확률이 100%에 이르면서 지난 9일 국고채 3년물이 1.789%까지 오르고 5년물은 2%를 넘어섰었다.

박성우 NH선물 연구원은 "3월 금리인상은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며 "채권시장은 올해 금리인상 횟수를 결정할 '점도표'를 예의주시하며 눈치보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FOMC가 올해 금리 인상 횟수를 '4번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며 매파 기조를 높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4일 공개된 2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미국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와 기준금리 인상이 다른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 축소를 유발해 금융시장 불안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있다"며 "FOMC가 금리 인상 횟수를 4번 이상으로 고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FOMC가 미국 경기회복을 자신하고 점도표를 상향 조정할 경우 채권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금리가 오르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가격이 떨어져 손실을 안게 되는 증권사들이 특히 긴장하고 있다.

박희정 키움증권 센터장은 "지난해 트럼프 당선 기대감으로 금리가 급등한 시기에 증권사들이 장기물의 채권평가액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손절매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이 경우 증권사들이 단기물 위주로 채권운용전략을 바꾸기도 한다"고 말했다.

FOMC가 기존 입장(3번 인상)을 유지할 경우 채권금리는 오히려 하락하며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리인상 우려로 채권금리가 많이 올라서 점도표가 그대로라면 오히려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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