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원가는 10%" vs "생닭 1㎏기준 말 안돼"…닭싸움 뒤에서 웃는 하림

도계업체들, 농가와 사육 위탁계약 형태로 운영
AI로 육계가격 2배…하림, 올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 기대

"치킨 원가는 10%" vs "생닭 1㎏기준 말 안돼"…닭싸움 뒤에서 웃는 하림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농림축산식품부가 언론에 배포한 '닭고기 가격과 치킨 가격의 상관관계' 자료를 보면 치킨가격에서 닭고기값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안팎에 불과하다. 이때 산정한 닭고기값 원가는 산지 생계가격 기준인 ㎏당 1600원으로 잡았다. 현재 치킨가격이 1만6000~1만8000원이니 닭고기값 비중은 10% 안팎이란 얘기다.

그러나 이에 대해 치킨업계는 발끈하고 있다. 치킨은 ㎏ 단위로 판매하는 게 아닌 한마리씩 팔리는데다가 정작 업체로 들여오는 형태는 살아있는 닭이 아니라 가공된 상태로 들여오는데 이때 프랜차이즈 본사가 매입하는 가격은 3490원이 된다. 업계는 오히려 1600원짜리 살아있는 닭을 사서 3500원대에 파는 곳은 도계전문업체들인데 이에 대해선 논외로 다루고 치킨 프랜차이즈업체들만 쥐고 흔드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하림, 마니커 등은 농가와 사육 위탁계약을 맺고 계약을 맺은 농가에 시설과 병아리, 사료 등 사육에 필요한 물품을 제공한다. 국내 90%이상의 농가가 이런 형식으로 운영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농가는 닭을 출하하면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이에 이번 AI사태에 대해서는 하림 등의 축산업체들이 방역 등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작 업계 1위인 하림은 올해 AI사태에도 1분기 실적이 어닝서프라즈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림은 지난해 영업이익 204억원으로 전년비 308.9% 증가했다. 매출은 8260억원으로 같은 기간 3.9%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75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AI사태로 육계공급은 10~15% 준 것으로 추정되지만 육계가격은 치솟았기 때문이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당 1200원대였던 육계가격은 현재 2500원 수준으로 2배 가량 올랐다. 농가로부터 위탁 계약 형태로 닭을 공급받고 있는 하림은 닭고기 가격 인상분이 그대로 실적에 반영된다. 이에 AI사태에 오히려 수혜를 입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하림의 올 1분기 실적은 200억원 안팎의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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