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동력잃고 해체설 앞에 선 미래부…"융합으로"

최양희 장관 "미래부 해체설, 안타깝다"

▲최양희 장관

▲최양희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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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미래창조과학부가 최근 '창조'보다는 '융합'을 강조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근혜 탄핵' 이후 무엇보다 창조경제에 대한 동력이 상실되면서 '융합'으로 이를 커버해 보자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미래부 조직 개편 논란과 맞물려 있어 눈길을 끈다.

창조경제 주무부처였던 미래부는 '박근혜 탄핵'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창조경제와 관련된 부서들은 현재 좌불안석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과 1대1 매칭으로 운영되고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도 힘을 잃었다.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미 혁신센터에 대한 지원을 끊었다. 이 때문에 미래부는 차기 정권에서 정부조직개편 1순위로 꼽힌다. 미래부가 이런 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융합' 키워드를 들고 나왔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지난 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융합전문가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최 장관의 말을 되짚어보면 묘한 인상을 남긴다. 최 장관은 당시 "융합은 새로운 흐름이다" "미래의 불확실성을 융합이 해결할 수 있다" "과학기술과 ICT 융합이 중요하다" "융합 정책으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창조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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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정한 듯 '융합' '융합' '융합'을 강조했다. 2014년 7월 취임한 최 장관은 현재 2년8개월 동안 미래부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다. '장수 장관' 중 한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당시 행사는 전문가 간담회임에도 기자 자리 30여 석을 마련할 만큼 미래부 차원에서 기자들의 관심을 적극 유도했다. 기자들도 많이 참석했다. 미래부 해체설이 나오는 가운데 최 장관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지가 초미의 관심사였기 때문이다.

최 장관은 이 자리에서 "서울대학교 융합대학원을 직접 만들었다"고 강조하면서 "융합은 소통이고 상생, 공유, 개방의 철학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부 해체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최 장관은 "정권이 바뀌는 5년마다 (과학과 ICT 정부조직은) 흩어졌다 붙었다를 반복했다"며 "미래부는 그동안 혁신을 강조하면서 연구개발과 융합 소통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미래부 해체설'은 지금 시점에서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에둘러 비판한 셈이다.

최 장관은 '옛날과 지금'의 거버넌스 차이점을 유독 강조했다. 최 장관은 "옛날에는 기능별로 독립적이고 칸막이를 친 정부조직이 강조됐다"며 "반면 지금은 협업과 소통이 중요한 시대"라고 역설했다. 이 또한 미래부 해체설에 대한 방어논리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미래부의 공중분해 논란에 대해서는 "안타깝다"고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최 장관은 "4차 산업으로 대변되는 융합의 시대에 미래부 해체설, 공중분해 논란이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창조경제의 동력을 잃은 미래부가 해체설 앞에서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대응할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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