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 베니스비엔날레 참가…韓 추상조각의 아이콘
오는 7일부터 6월 4일까지
70년대 연작부터 최근작까지 총 80여 점
김인겸 작가[사진=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제공]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추상미술을 넘어 미술 영역 자체를 극복해 나가고 싶다. 추상 미술에만 머무르고 싶지 않다. 미술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있긴 하지만, 또한 그것을 벗어나는 방향으로 작품 활동을 해왔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은 오는 7일부터 6월 4일까지 국내외 미술계에서 활발히 활동해 온 원로 조각가 김인겸(72)의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김인겸, 공간과 사유’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수원 출신으로 국제무대에서 활약한 김 작가의 40년 활동을 총망라해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조각을 떠난 조각’ ‘정신적 영역으로 열어가는 조각’으로 널리 알려진 작가의 예술적 성취와 작가정신을 되짚어 보고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김 작가는 수원 출생으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1970년대 ‘생성’ 연작을 시작으로 최근작 ‘스페이스-리스(Space-Less)’에 이르기까지 그는 조형의 본질을 향한 끊임없는 집념과 고뇌로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 조각가가 되었다. 특히 초기작부터 한국적 조형의식과 현대미술을 결합하면서 독자적인 조형어휘를 확장해갔다.
학생시절부터 그의 생각은 남달랐다. 김 작가는 “미술대학에 들어가게 된 동기는 매우 계획적이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성장하면 미술대학에 가겠다고 다짐했다. 초·중·고 모두 미술부에서 활동했다. 대학에 들어가면 소위 예술을 하는 줄 알았는데 막상 가보니 모델링 작업만 하더라. 그것이 의아했다. 군대 3년 이후 추상미술을 해야겠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김인겸,프로젝트-사고의벽,1992 [사진=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제공]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점은 조각을 설치미술의 영역으로 확장한 최초의 작품 ‘프로젝트 사고의 벽(1992)’ 일부분을 재연한 점과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개관 당시 대표작가로 출품한 ‘프로젝트 21?네추럴 네트(1995)’를 관련 자료와 함께 공개한다는 점이다. 두 작품은 관람객의 참여를 이끌고 실제 공간과 예술 영역을 연결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김 작가는 “마음속의 대표작을 꼽으라면 ‘프로젝트 사고의 벽’이다. 그 당시 내 마음을 잘 표현한 작품일 뿐 아니라 지금의 작가로 살 수 있게끔 한 원동력이었다. 1995년 베니스 비엔날레 당시에도 이 작품이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작가는 1996년 한국작가로는 처음으로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의 초청을 받았고, 2004년 귀국 전까지 국내외를 오가며 국제무대에서 활약했다. 다양한 조형실험을 시도했던 이 시기에는 간결하고 함축적인 조형적 질서가 극대화되고, 물성의 조각을 가장 정신적인 상태로까지 끌어올렸다.
작가의 40여년에 걸친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이번 전시는 한국현대미술에서 독자적인 조형어법을 구축해온 그의 치열한 작가정신과 부단한 노력의 자취를 따라간다. 관객은 조각의 고착된 틀과 형식에서 벗어나 열려진 공간과 사유의 세계를 마주할 수 있다.
김인겸_스페이스리스(Space-less) [사진=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제공]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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