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권고로 김영숙과 결혼해 낳은 김설송이 북한의 숨은 권력 실세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김설송은 김정일과 그의 셋째 부인 고용희의 아들인 김정은과는 이복(異腹) 남매다.
외교 안보 통일 분야 민간 싱크탱크인 세종연구원의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은 23일 중견언론인 대상 세종프레스포럼 플러스에서 '김정은 정권의 안정성과 한국 차기정부의 과제'라는 주제 발표에서 김정은 정권의 불안정 요인 8가지를 꼽으며 "김정은에 대한 대안 세력이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 실장은 "비교적 신뢰할 만한 대북 소식통에 의하면 김정은의 이복누나인 김설송이 최근 수년간에 김정은 측근 세력을 자기편으로 만듦으로써 주요 정책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실장은 이어 "그 결과 간부들 사이에 ‘원수님(김정은)의 모든 일이 누나(김설송)의 승인이있어야 한다’는 말과 ‘누나가 승인한 것이냐?’는 말들이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정 실장은 이어 "올해 김정은 최측근 인사인 김원홍 국가보위상이 해임되면서 파워 엘리트에 대한 김정은의 장악력이 약화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2016년 5월 제7차 노동당 대회 개최를 계기로 정점에 달했던 김정은의 영향력은 이후 쇠퇴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정 실장은 "김정은이 실각하고 개혁적인 정권이 출범한다면 북한 비핵화 논의는 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핵 문제와 남북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한 전략을 미리 수립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정 실장은 앞서 22일에도 고려대학교 SSK 사업단이 ‘제2회 동북아 정세와 북한 문제-김정은 정권 5년 평가와 전망'을 주제로 개최한 학술회의에서 ‘김정은의 리더십 특징과 평가'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검증된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지도부에서는 ‘원수님의 결정에 누나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게 정설로 여겨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도 정 실장은 "몇 년 전 이 얘기를 듣고 처음에는 믿지 않았는데, 나중에 평소 신뢰해온 북한 소식통으로부터 이윤걸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소장과 똑같은 주장을 듣고 믿게 됐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지난해 초 한 신문에 '북한 움직이는 5대 세력 집중 해부'라는 글에서 김정은 정권 내 핵심 세력 중 김설송 세력을 첫 번째로 꼽았다. 이 소장은 김설송 세력을 김정은 정권을 실제로 지탱하는 핵심세력이라고 평가하고 이들은 김설송의 지위(중앙당 조직비서 및 조직지도부장)를 이용해 북한 김씨 로열패밀리(김여정과 김정철, 핵심 고위층 2~3세 자제들의 신진세력인 봉화조), 중앙당조직지보부, 군 총정치국 내 주요 세력까지 한 울타리에서 동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빙성있는 소식통은 최근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을 필두로 국가안전보위부 핵심세력들은 김정은의 최측근에서 김설송 세력에 편승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하고 있다"면서 "즉 누이 김설송 세려과 오른팔 격인 김원홍 세력은 현재 김정은 정권의 마지막 ‘양발’ 지지대인 셈"이라고 말했다.
반론도 적지 않다. 22일 학술회의에서 토론자로 나선 국가정보원 고위 간부 출신인 김정봉 한중대학교 교수는 "김정은의 권력기반은 탄탄하다”면서 “김설송 실세설은 안 맞다"고 반박했다. 김 교수는 "(김설송 같은) 곁가지 무리가 권력을 갖는다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면서 "김설송은 그냥 아줌마일 뿐이고, 김정일의 딸이다 보니 밥은 굶기지 않는다는 정도일 것"이라며 '실세설'을 일축했다.
박희준 편집위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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