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2000대 정도 먼저 사드릴까요."(LG그룹)
"괜찮습니다. 소비자 판매가 먼저여서요. 마음만 받겠습니다."(한국GM)[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최근 업계에선 LG그룹과 한국GM의 수어지교(水魚之交) 관계가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신차 출시를 놓고 이 같은 대화를 나눈 것인데요 고기와 물의 관계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특별한 친구 관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음달이면 두 회사의 협력작품인 순수전기차 볼트(Bolt)가 국내 시장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한국GM은 볼트를 통해 국내 전기차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잔뜩 기대감을 나타내는 상태입니다.
LG그룹은 이 차량에 배터리(LG화학)와 모터,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전장부품(LG전자) 주요 부품 10개 이상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볼트가 잘 되면 LG그룹의 전기차 부문도 성장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LG는 2000대 구매 약속으로 지원사격에 나서려 했답니다. "판매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우리가 먼저 사서 좀 도와드리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합니다. 볼트가 시장에 풀리려면 적어도 5~6월은 돼야 하는데 그전에 흥행에 도움을 주고자 했던 속내였겠지요.
한국GM은 LG의 제안을 고마워하면서도 '마음만 받기'로 했습니다. 법인 판매보다 소비자에게 전기차 경험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볼트가 시장에서 대박을 터트릴 것이라는 자신감도 작용했겠지요. 결과적으로 수어지교의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두 회사의 유대감은 더욱 공고해졌습니다.
양측의 우호적인 관계는 그간 신뢰가 밑바탕 됐습니다. 글로벌 GM은 지난 6년간 LG화학과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양측의 협력으로 이뤄진 판매량도 10만대에 이를 정도입니다. 제임스 김 한국GM사장은 볼트를 '한미 합작품, 윈윈 작품'으로 치켜 세울 정도입니다.
한국GM과 LG는 앞으로도 친하게(?) 지내겠다는 다짐입니다. 문득 이런 문구가 떠오릅니다. '빨리 가고 싶으면 혼자 가고, 멀리 가고 싶다면 함께 가라.'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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