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홈스쿨 뜬다

“어린이집 못 믿겠다”…20~30대 젊은층 직접 아이교육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결혼 5년차인 전업주부 박모(30)씨는 오전 9시면 '선생님'이 된다. 남편이 출근하면 곧바로 네 살(34개월) 아들의 홈스쿨 선생님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지난해까진 별다른 교육 없이 아이를 키웠으나 지난 1월부턴 아이의 선생님이 돼 일요일을 제외하고 주 6일 홈스쿨을 하고 있다.

집에서 하는 교육이라고 허투루 하지 않는다. 오전엔 주로 정적인 교육을 한다. 손가락 근육 발달을 위해 아이에게 색칠공부나 종이접기 등을 시킨다. 또 젓가락으로 콩 옮기기, 가위로 색종이 자르기 등도 하도록 한다. 오후엔 공 던지기, 발차기 등 체육시간을 갖는다. 또 전날 미리 준비한 재료로 요리 수업도 한다. 중간 중간 동화책을 읽어주며 한글 공부도 병행한다.박씨는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기 전 홈스쿨을 하면 정서가 안정되고, 지능과 근육 발달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영유아기에 있는 자녀들을 홈스쿨하는 20~30대 젊은 엄마들이 늘고 있다. 아이를 가르치는 엄마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홈스쿨을 인증하는 문화도 생겼다.

실제 13일 20~30대가 주로 이용하는 SNS인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를 달고 홈스쿨(링)과 엄마표홈스쿨(링)을 검색해보니 각각 2만1927개, 3115개의 게시물이 검색됐다. 엄마와 영유아기 아이들이 미술, 요리, 운동 등을 함께 하고 있는 사진이 대부분이다.부실한 어린이집 급식부터 선생님들의 아동학대까지 ‘어린이집은 불안하다’는 인식도 홈스쿨이 증가하는 요인 중 하나다. 지난해 12월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 내놓은 ‘경기도 어린이집 폐쇄회로TV(CCTV) 운영 실태와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283명의 부모 중 92.2%가 어린이집에 CCTV를 설치하는 데 찬성했다. 그만큼 부모들의 어린이집에 대한 불신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아이를 직접 가르치다보니 엄마들도 자연스럽게 공부하게 된다. 박씨는 “새벽 3~4시까지 유아 교육 관련 잡지나 책을 읽고, 연구 보고서를 본 적도 있다”면서 “아동심리상담사, 아동요리치료사 등의 자격증을 따거나 아이가 좀 더 크면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제2의 인생’을 살아 볼까 생각 중이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