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대책 그후]"시장 경착륙 우려" VS "거품 빠져 정상화과정"

[11·3대책 그후]"시장 경착륙 우려" VS "거품 빠져 정상화과정"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서울 강남·과천 등 지난해 분양시장이 달아올랐던 지역은 정부의 11·3부동산대책 이후 가라앉는 분위기가 완연하다. 한국감정원이 매주 조사하는 아파트매매가격지수를 보면 대책발표 직전인 지난해 10월 말과 이달 초를 비교했을 때 지수가 떨어진 곳은 서울에서는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 네곳뿐이다.

이들 4개 구는 11·3대책에 따라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돼 입주 때까지 분양권 전매가 완전히 금지됐다. 서울 내 다른 21개 구 모두 다소간 가격이 오른 점을 감안하면 11·3대책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과천 아파트매매가격 역시 세달 전보다 소폭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11·3대책 발표 당시 강남권 등 일부 지역에 대해 분양권 전매를 아예 금지한 방안을 두고 전문가들 상당수는 "예상보다 강력한 조치"라고 평했다. 100일 가량 지난 현재, 거래가 줄고 아파트값 하락이 본격화하자 예고된 수순으로 보는 시선이 강하다.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중금리가 오르는 등 주택거래에 악재로 꼽을 만한 요인만 부각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11월 이후 계절적 비수기였던 점을 감안, 아직 11·3대책에 대한 평가는 이른 시점이라고 봤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서울 재건축사업장의 경우 초과이익환수제나 층고제한 등 11·3대책 이외 요인들이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연말연초 비수기인 점을 감안, 어떤 영향을 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강남권 아파트값이 떨어지고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으로 볼 수도, 다른 한편으로는 부작용이 불거지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면서 "당시 대책과 함께 다양한 요인들이 함께 시장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평가를 내리긴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부산이나 제주 등 지방권 청약열기가 여전하고 집값 오름폭이 큰 곳들에 대해선 정부도 추가 규제책을 암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지난 11·3대책에서 제외됐던 지방의 전매제한 기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기 위해서는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다"면서 "이르면 4월 임시국회에서 논의하는 걸 목표로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11·3대책의 경우 주택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하위법령을 손봐 일찌감치 가능했다. 반면 부산·제주 등 일부 청약경쟁률이 높은 지방의 경우 전매제한을 조정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 당시 대책에서는 제외됐다. 현재 검토중인 안대로 법이 개정된다면 국토부장관이 주재하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국토부는 보고 있다.

지난해 집값을 견인했던 강남권 재건축아파트는 지난해 11월 이후 약세로 돌아섰지만 부산이나 제주지역 집값은 여전히 상승추세다. 감정원에 따르면 제주 서귀포시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이달 초 118.8로 최근 세달여 만에 2.6포인트 가량 올랐다. 상승폭만 보면 전국 기초지자체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제주시를 비롯해 부산 남구, 해운대구, 연제구, 동래구, 수영구, 사하구 등도 상승폭이 컸다. 11·3대책 후 심리가 가라앉고 전국적으로 하향추세가 뚜렷한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지난달 부산에서 분양한 '전포 유림노르웨이숲' 아파트는 청약경쟁률이 최고 196대 1에 달하는 등 전 평형이 두자릿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다. 수익을 좇는 투기수요가 옮겨간 풍선효과로 풀이된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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