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두 그늘]① 연휴에도 학원가 찾는 직장인들

'황금연휴'에도 자기 계발… 이직 및 승진 노리는 이들 많아
얼어붙은 고용 시장 속 경력직 시장만 늘어나… 신규채용 중 경력직 비율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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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달 30일. 직장인들이 썰물처럼 빠져 한산한 서울 여의도의 한 영어학원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6년차 직장인 서모(32ㆍ서울)씨는 모처럼 편안한 복장을 하고 배낭을 멘 채 학원을 찾았다. 이직을 준비하고 있는 서씨에게 이번 '황금연휴'는 말 그대로 '황금'같이 아까운 시간이었다. 서씨는 "평생직장이 사라진 만큼 어디서라도 살아남기 위해 실력을 키우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며 "연휴라고 마냥 쉬기보단 하루라도 빨리 실력을 키워 더 좋은 곳으로 이직하고 싶다"고 말했다.

2일 학원 업계 등에 따르면 연휴에도 학원을 찾는 젊은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직장인들이 주로 찾는 이 학원은 지난 2014년 대체공휴일 제도가 시행된 이후 생긴 '황금연휴'에도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학원 관계자는 "법정공휴일은 쉬지만 대체휴일이 경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특히 젊은 직장인들에게 반응이 좋아 연휴임에도 학원을 찾는 수강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주니어 직장인들이 이처럼 학원을 찾는 것은 승진 또는 이직을 목적으로 자기계발을 하기 위해서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진 이상 좀 더 나은 일자리를 찾는 이직은 젊을수록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16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3%가 '이직이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이중 올해 이직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대답한 이들은 80%에 달했다.

이에 따라 경력직 고용 시장도 점차 커지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의 직원 수 100인 이상 기업 336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6년 신규인력 채용동태 및 전망조사'에 따르면 경력직 채용 비율은 매년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경력직 비율이 29.3%로, 채용자 10명 중 3명은 경력직인 셈이다. 지난 2009년 당시 17.4%에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출처=한국경영자총협회 '2016년 신규인력 채용동태 및 전망조사 결과'

출처=한국경영자총협회 '2016년 신규인력 채용동태 및 전망조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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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미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고용시장 갈수록 위축되고 안정적 일자리도 줄어들면서 20~30대 청년층을 위주로 이 같은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며 "별다른 이변이 없는 이상 경력직 채용 비율이 늘어나는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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