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인천공항서만 4518억원 지불
삼익면세점 39.6% 임대료 최고
치솟는 임대료에도 울며겨자먹기…브랜드 효과 포기 못해
(사진=인천공항 신라면세점,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지난해 공항면세점 입점 업체들이 매출액의 40% 가까이를 임대료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지면서 기업들이 공항면세점 입찰에 뛰어들어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탓이다. 100원 어치 팔아 40원 가량을 임대료로 쓰면서 인천공항면세점들은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영일 국민의당 의원이 인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면세사업자 임대료 현황을 보면 인천공항에 면세점 4곳(DF1, DF3, DF5, DF8)을 운영하는 롯데면세점의 총 임대료는 총 4518억원에 달했다. 지난 한해 롯데면세점 인천공항점 매출(1조1455억원)의 39.4%에 달한다. 신라면세점은 2638억원을 임대료로 썼다. 신라면세점은 인천공항에 세 곳(DF2, DF4, DF6)의 매장이 있다. 신세계(매장 1곳)는 742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의 지난해 인천공항점 매출이 각각 6969억원과 2001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매출 대비 임대료 비중은 37% 가량이다. 인천공항점 임대료 부담은 2015년 30% 가량에서 더 커진 것이다.
중소면세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매출 530억원인 삼익면세점의 경우 임대료는 210억원(39.6%)으로, 롯데보다 임대료 부담이 더 컸다. 엔타스면세점(매출 391억원, 임대료 118억원)과 시티플러스면세점(매출 684억원, 임대료 193억원)이 뒤를 이었다. 하나투어가 운영하는 SM면세점은 매출 908억원에 임대료는 237억원으로 부담(26.1%)이 가장 적었다.
면세 사업자들은 여기에 특허수수료(매출의 0.05%)도 부담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광온 더불어민주당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롯데는 인천공항점 특허수수료로 5억1727만원을 냈다. 신라와 신세계는 각각 3억9013만원, 2497만원이 부과됐다. 면세점 사업자들은 100원 어치를 팔아 40원 가까이를 임대료와 특허수수료로 내면서 인천공항점은 계속 적자라는 업계 설명이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5년마다 입찰을 통해 임대료를 높게 적어내는 면세사업자를 뽑는다. 인천 1기 사업자의 경우에는 흑자를 냈지만, 관광시장이 커지면서 면세점이 황금알을 낳는 사업으로 부상하면서 입찰가격도 치솟았다. 2015년 3기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 입찰에선 7개의 티켓을 놓고 14개의 기업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높은 임대료 부담에도 면세 사업자들이 인천공항을 포기할수 없는 이유는 브랜드 효과. 인천공항은 연매출이 2조원을 넘는 세계 1위 공항면세점이다. 면세점의 경우 국내 유통업체와 달리 면세 사업자가 직접 물건을 구매해 판매하는 '직매입' 방식이다. 연간 4000만명이 이용하는 공항면세점에 입점하면 명품업체를 비롯한 제조업체 등과 협상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바잉파워'가 커진다.
롯데의 경우 면세점 매출을 2000년 7000억원에서 지난해 6조원 가까이(5조9269억원)끌어올렸다. 인천공항에서 노하우와 인지도를 충분히 쌓은 덕분이다. 시내면세점 매출은 인천공항점의 4매에 달한다. 롯데는 이 경험을 토대로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공항, 인도네시아 수카르노하타공항, 미국 괌공항, 일본 간사이공항 등에도 진출했다. 최근에는 홍콩공항 입찰에도 참여했다. 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은 내국인 뿐 아니라 수많은 외국인들이 오고가는 길목인 만큼 해외 진출의 교두보"라며 "공항면세점은 브랜드 광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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