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조기대선이 가시화 되면서 야권의 후보전술을 둔 백가쟁명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주류에서는 전통의 야권통합론·후보단일화론이 재점화 되는 반면, 대세론과 상대하고 있는 국민의당·정의당, 민주당 비주류 진영에서는 결선투표와 공동경선론으로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해 벽두부터 민주당을 중심으로 야권통합론·후보단일화론의 불씨가 점화되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해부터 신년 화두로 야권통합을 거론한데 이어, 16일에는 박지원 신임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오랫동안 주장해왔던 야권 통합·연대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고민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도 전통의 후보단일화론을 다시 꺼내기 시작했다. 문 전 대표는 언론인터뷰에서 밀어붙일 일이 아니라면서도 "일단 저와 우리 당은 (단일화 문제에) 마음을 열어두고 있다"고 속내를 내비친 바 있다.
민주당이 이처럼 야권통합론·후보단일화론의 불씨를 지피는 것은 높은 당·후보 지지율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과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각각 30%~40%, 20~30%에 육박해 다른 당과 대선후보를 큰 폭으로 앞서고 있다.
아울러 대선이 다가올수록 정권교체를 원하는 야권지지층의 자연스러운 '단일화 압력'도 기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종의 밴드웨건 효과(Bandwagon Effect)를 노리는 셈이다.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도보수-진보로 정체성 차이를 보이고 있는 두 사람이 오월동주 하고 있는 것이다.
안 전 대표와 심 대표의 공통점은 모두 2012년 대선에서 단일화 압력에 후보직을 사퇴한 뼈아픈 기억이 있다는 점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문화방송(MBC)에 출연해 "정치공학적인 통합, 밀실정치보다는 결선투표제를 통해서 정책연합도 하고 연정도 가능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국민의당과 정의당의 속내에는 적잖은 차이도 있다. 안 전 대표는 결선투표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차기 대선은 문재인과 안철수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는 반면, 심 대표는 결선투표제를 통한 영향력 확대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심 대표는 이날도 기독교방송(CBS)에 출연해 "제 지지율만큼 다음 정부의 개혁성이 강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세론'과 국민의당이라는 벽에 마주선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민주당 의원 등을 중심으로는 공동경선론도 제기된다. 완전 개방형 국민경선을 통해 야권의 단일 대선후보를 뽑고, 차기 대선에서 공동 또는 연립정부를 수립하자는 주장이다. 일종의 고육지책인 셈이다.
하지만 회의론도 만만찮다. 당장 국민의당은 야권단일화론은 물론 공동경선론에도 거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전날 "공동경선론은 변형된 단일화론으로, 정당정치에도 맞지 않는다"며 "오히려 결선투표제 도입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