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의 비밀③]수십만원짜리 '고가' 구스다운, 원가는 9만원

아웃도어 브랜드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다운재킷
다운재킷의 가격, 원가 대비 평균 3~4배 높아
시중에서 판매 중인 30~40만원대 제품 원가, 10만원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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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올 겨울 오락가락하는 날씨로 인해 다운재킷 판매가 신통치 않다. 한파 예보에 아웃도어·스포츠 업체들은 다운재킷 물량을 늘린 탓에 업체들은 판매율을 높이기 위해 신상품조차 30~50% 할인하고 있다. 여기에 유통업체의 아웃렛 출점도 늘면서 업체들은 재고 물량을 70~80% 할인 판매하고 있다.

국내 패션시장에서 정상가에 판매되는 의류는 전체의 30%를 밑돈다. 백화점을 비롯한 1차 유통시장에서 20~30% 할인행사를 통해 물량이 소진된다. 아웃렛, 상설할인매장 등 2차 유통시장에서 판매되는 의류 물량은 60% 수준이다. 할인율이 크고 정상가에 판매되는 제품 비중이 줄고 있는데도 업체들이 수익을 낼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웃도어 업체의 경우 전체 매출의 60% 이상이 겨울 매출, 즉 다운재킷 물량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운재킷의 가격은 원가 대비 평균 3~4배 높다. 다운재킷 제조 원가가 9만원이라면, 소비자가격은 36만원 수준이다. 시중에서 판매 중인 30~40만원대 다운재킷의 원가가 10만원이 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저가 브랜드는 원가의 2.5~3배, 중고가 의류 브랜드는 원가의 5배, 고가 의류브랜드는 8~12배 뻥튀기해 가격을 책정한다. 소비자가격은 평균적으로 생산원가, 인건비, 업체 마진 등이 속한다. 생산 원가에는 원단, 부자재, 공임, 운반비, 관세 등이 포함된다.

다운재킷 가격이 원가보다 지나치게 높게 형성되는 배경에는 유통구조가 있다. 백화점 등 유통업체에 내는 수수료, 재고관리, 제조·유통단계별로 발생하는 거래비용 등을 가격에 반영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백화점 의류매장의 판매수수료율은 30%가 넘는다. 셔츠·넥타이 33.9%, 레저용품 32%, 잡화 31.8%, 여성 정장 31.7%, 란제리·모피 31.1%, 진·유니섹스 31%, 남성 정장 30.7% 등이다. 여기에 판매사원 인건비, 매장 운영비, 인테리어비 등도 입점업체가 내기 때문에 실질적인 부담률은 50%를 넘는다는 분석이다. 재고 물량 역시 제조업체가 책임을 진다.

패션업체 관계자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미얀마·베트남 등에 현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면서 "대량생산을 하면 원가를 낮출 수 있지만, 최근 불황이지속되면서 재고부담을 줄이기 위해 업체들이 소량생산으로 돌리고 있어 가격 낮추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통 수수료만 낮출 수 있다면 옷값은 당연히 내려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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