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황창규號 연임공식 1년+α

황교안 권한대행 인사권 행사 설왕설래
실적 좋은데 최순실게이트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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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한국마사회장과 기업은행장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하면서 자연스럽게 KT 차기회장 인사에 대한 관심이 모아진다. 황창규 KT 회장의 임기는 2017년 3월말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황 권한대행은 이양호 전 농촌진흥청장을 신임 마사회장으로, 김도진 기업은행 부행장을 기업은행장으로 임명했다.KT는 마사회나 기업은행과 달리 지난 2001년 민영화됐다. 이에 따라 공식적으로 KT의 최고경영자(CEO)는 CEO추천위원회에서 결정된다. KT 정관에 따르면 CEO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 전원과 사내이사 1명으로 구성되며, 현 회장 임기만료 최소 2개월 전에 소집돼야 한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10.47%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 주주로, 그동안 정권의 코드에 맞는 인사가 회장에 선임됐다. 이 과정에서 정권 말 내홍에 휩싸이기도 했다.

노무현 정권 시절 CEO를 지낸 남중수 KT 전 사장은 2007년 연임에 성공했지만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 각종 비리문제로 불명예 퇴진했다. 정보통신부 장관 출신인 이석채 전 회장도 이명박 정권을 거쳐 연임에 성공했지만 박근혜 정권 들어서 중도 퇴임, 이후 횡령혐의가 유죄로 밝혀졌다.지난 2014년 취임한 황 회장도 취임 초기 "정치적 낙하산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연임에 빨간불이 켜졌다.

황 회장은 청와대의 외압을 이기지 못하고 차은택씨의 측근 이동수씨를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IMC) 본부장으로, 신혜성씨를 IMC본부 상무보로 발탁한 바 있다. KT에 입사한 이들은 최순실씨가 실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플레이그라운드에 총 7건(68억1767만원 상당)의 광고를 몰아준 것으로 전해진다.

실적만 놓고 보면 황 회장의 연임은 낙관적이다. KT는 3분기 전년동기 대비 17% 증가한 401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4분기 역시 4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KT가 2분기 연속 4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2011년 2~3분기 이후 5년만이다. 시장에선 KT가 올해 연간 1조6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직까지 황 회장은 연임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황 권한대행이 '업무 공백'을 이유로 마사회와 기업은행에 인사권을 행사하면서 황 회장 역시 연임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기간은 '1년+α'로 제한적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황 회장이 연임을 포기하고 새로운 CEO가 선임된다면, 신임 회장의 임기가 매우 불확실해질 수밖에 없다"며 "최선을 찾기보다는 차선을 택하는 것이 보다 나은 선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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