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간 삼성임원 40% 퇴직…"롯데와 대조적"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1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1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

삼성 4개사 102명 중 40명 짐싸
테크윈 절반 이상 회사 떠나
정직 줄이고 계약직 늘리기도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김혜민 기자] 한화와 삼성 간 빅딜로 '한화맨'이 된 옛 삼성 임원 가운데 40% 정도가 옷을 벗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롯데그룹으로 피인수된 삼성 화학 3사 임원들 대부분이 현직을 유지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화학부문)과 6월(방산부문) 삼성에서 한화로 적을 옮긴 화학·방위산업 4개사 임원 102여명 가운데 최근 1년6개월 사이 40명(39.2%)이 퇴직했거나 퇴직할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4월 말 삼성그룹 화학 계열사였던 삼성종합화학(현 한화종합화학)과 삼성토탈(현 한화토탈)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6월엔 방사 계열사인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과 삼성탈레스(현 한화시스템)의 인수를 마무리 했다.

임원이 가장 많이 퇴직한 곳은 한화테크윈으로 기존 삼성 출신 임원의 퇴직율이 50%가 넘었다. 지난해 6월 기준 비상근인 사외이사(3명)를 제외한 한화테크윈 임원 46명 중 김철교 사장을 포함해 현재까지 19명(41%)이 퇴직했다. 올해 말 인사 때 퇴직이 결정된 6명을 포함하면 삼성 출신 임원 절반 이상(25명)이 회사를 떠나게 된다.

한화종합화학에서는 임원 8명 중 홍진수 전 대표이사 사장을 포함해 4명이 물러났다. 홍 전 대표는 지난해 4월 한화종합화학의 신임대표로 선임됐지만 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노조파업 등의 책임을 지고 7개월 만에 물러났다. 홍 전 대표의 사임으로 함께 삼성에서 넘어온 임원 일부가 같이 그만뒀다.한화토탈은 프랑스 토탈 출신의 임원(4명)을 포함한 전체 임원 34명 중 삼성 출신 임원 7명이 퇴직했다. 한화토탈은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1조848억원에 달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그 포상은 대부분 한화 출신에게 돌아갔다. 사명을 한화시스템으로 변경한 한화탈레스도 임원 15명 중 사장을 포함해 4명이 짐을 쌌다.

삼성 화학·방위산업 4개사는 한화로 인수 된 이후 직원들 수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테크윈 정규직 직원은 지난해 6월 기준 4295명에서 1년3개월이 지난 올해 9월 4132명으로 163명(3.8%)이 줄었다. 대신 한화테크윈은 같은 기간에 기간제 근로자 수를 187명에서 245명으로 31%(58명)나 늘렸다. 한화종합화학도 직원 수가 340명에서 320명으로 6% 가까이 줄어들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물러난 임원도 있지만 삼성 출신 임원 승진자도 여러 명 나왔다"며 "퇴임 임원들 규모는 확실하지 않지만, 누군가 승진하면 누군가는 물러나는 것은 흔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올해 초 인수한 삼성정밀화학(현 롯데정밀화학), 삼성BP화학(현 롯데BP화학), 삼성SDI 케미칼사업부문(현 롯데첨단소재) 등 삼성 화학부문 3사의 임원들의 고용을 대부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