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넘는 조선]'빅3' 올해 수주 달성률 13%…'사상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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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358억달러 목표, 48억달러 그쳐
20여일 남았는데…목표 달성 불가능
해양플랜트부문 수주는 한 건도 없어
당분간 수주가뭄 지속…업계 한숨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연말까지 불과 20여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국내 대형 조선 3사의 올해 수주 실적은 목표치의 10%를 겨우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남은 기간에도 수주가뭄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조선사들의 올해 수주 실적은 역대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조선 빅3가 연초에 수립한 수주 목표는 358억달러였으나 현재까지 수주 실적은 48억달러에 불과하다. 올해 수주 목표치를 전년(470여억달러)보다 20% 이상 줄였지만 목표 달성률은 13.4%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중순 누적 수주 금액인 264억달러와 비교하면 82%나 급감했다.

올해 목표치는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ㆍ현대미포조선 포함)이 197억달러, 대우조선해양이 108억달러, 삼성중공업이 53억달러로 각각 잡았다. 그러나 대우조선이 지난 6월에 자구계획을 수립하면서 연간 수주목표치를 108억달러에서 62억달러로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이를 반영하면 올해 조선 빅3의 수주 목표는 312억달러로 내려가며, 수주 목표 달성률은 15.4% 정도다.

조선 3사 모두 목표치의 상당 부분을 해양플랜트 수주로 잡아놨으나 올해 들어 해양플랜트 수주가 전무한 것이 저조한 달성률의 가장 큰 원인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예년에는 각 회사가 100억달러 이상씩 거뜬히 수주했는데 이제는 꿈 같은 이야기가 돼 버렸다"며 "연간 최소 100억달러 정도는 수주해야 조선소 운영에 차질이 없는데 당분간 수주 가뭄이 계속될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3분기 연속 흑자를 낸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ㆍ현대미포조선 포함)은 올해 197억달러 수주 목표를 세웠으나 그동안 27억달러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목표치의 13.7%다. 현대중공업 한 곳만 보면 수주 목표 127억달러 중 21억달러를 수주했다. 현대중공업그룹 내 조선 3사는 11월 말까지 총 24척을 수주했는데 탱커 12척, 가스 운반선 3척, 석유화학제품운반선 3척, 벌크선 1척, 액화천연가스(LNG) 벙커링선 1척 등으로 모두 상선과 기타 선박들이고 해양플랜트는 하나도 없다.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13억달러를 수주했다. 연초 목표치(108억달러) 대비 12%에 불과하다. 지난 6월 목표치를 62억달러로 대폭 줄인 것을 감안해도 목표 달성률은 21%에 그친다. 대우조선은 현재까지 유조선 6척, LNG선 2척, 특수선 3척 등 총 10여척을 수주했으며 마찬가지로 해양플랜트는 하나도 없다. 대우조선은 최소한의 수주 목표를 35억달러로 잡고 있다.

지난 9월까지 수주 실적이 전무했던 삼성중공업은 최근 두 달 새 8억달러를 한꺼번에 수주했다. 유조선 7척, LNG선 2척 등 9척으로 역시 해양플랜트 수주는 없다. 지난해 수주목표치 150억달러의 3분의 1 수준인 53억달러를 목표로 잡아 현재까지 목표치의 15%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달 중으로 이탈리아 ENI의 모잠비크 코랄(Coral) FLNG 프로젝트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 삼성중공업의 계약 금액은 25억달러 정도로 계약 성사 시 목표치의 절반은 채울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통상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수주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는 벌크선, 컨테이너선, 가스선 등 선박 종류를 가리지 않고 일제히 발주가 줄어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며 "빅3 모두 수주 목표 달성은 물 건너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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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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