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인USA 아이폰' 나오나…트럼프-팀쿡, 전화로 논의

트럼프, NYT와 인터뷰서 빌 게이츠·팀 쿡과 전화 통화 사실 밝혀
애플 생산시설 미국 이전 재차 강조…팀쿡, "이해한다"고 답변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아이폰 생산 공장의 미국 이전을 전화로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는 전날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팀 쿡 애플 CEO와 최근 전화통화한 사실을 밝혔다.

이날 뉴욕타임스가 공개한 트럼프와의 인터뷰 전문에 따르면 "당신은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두지 않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데, 일자리도 로봇으로 대체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우리는 로봇도 만들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로봇이 없다. 아무것도 만들지 않는다. 하지만 앞으로는 만들 것이다. 로봇 산업은 매우 크다. 우리는 좀 더 많은 공장들을 짓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어 그는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및 팀 쿡 애플 CEO와 전화통화한 사실도 털어놨다.

그는 "어제 영광스럽게도 빌 게이트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우리는 엄청난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팀 쿡으로부터도 전화를 받았다"며 통화 내용을 자세히 소개했다.

팀 쿡과의 전화에서 트럼프는 "애플이 중국이나 베트남 등 다른 지역으로 가는 대신에 미국에 큰 공장을 건립한다면 나를 위해 진정한 업적이 될 것임을 알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팀 쿡은 애플의 제품을 이곳(미국)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고 팀 쿡은 이에 대해 "그 점을 이해한다"고 짧게 응답했다. 트럼프는 이어 "나는 당신(애플)을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이며 만족할만한 큰 폭의 세금 감면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며 애플이 미국에 공장을 건립할 것을 다시 한번 요청했다.

이에 팀쿡이 어떻게 대답했는지는 더 이상 밝히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는 대선 기간 동안 여러 차례 애플을 언급하며 압박했다. 지난 1월 트럼프는 리버티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애플이 하드웨어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유세에서도 그는 "애플은 생산 공장을 미국으로 다시 옮겨와야 한다. 애플은 일자리를 미국으로 가져와야 한다"고 애플을 압박했다.

이에 대해 팀 쿡은 노동력과 원재료 등의 이슈를 언급하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최근 니케이아시안리뷰의 보도에 따르면 아이폰을 생산하는 중국의 폭스콘과 페가트론은 지난 6월 아이폰 생산 시설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또한 애플이 해외에서 보유한 현금을 미국으로 들여올 경우 세금을 기존 35%에서 10%로 감면해주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팀 쿡은 대선기간 중 공개적으로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하고 선거자금을 지원하는 등 트럼프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정보기술 업계에서는 팀 쿡과 트럼프간의 불편한 관계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