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도움 쌀로 갚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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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작스런 생계 곤란 도움 받은 주민 쌀 20포 기증"

[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몇 년 전 받은 도움으로 어려움을 넘길 수 있었습니다. 약소하지만 이웃에게 따뜻한 밥 한끼 보태는 것으로 보답하고 싶은데 받아주세요.”지난 10일 오전 광산구 희망복지과에 걸려 온 한 중년 여성의 전화이다. 이 여성은 다음 날 “투게더광산 나눔문화재단에 전해달라”며 20kg 쌀 20포를 구청으로 보냈다.

사연의 주인공은 민이순(56) 씨. 민씨의 고난은 홀로 가족의 생계를 짊어져야 했던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호흡기 1급 장애와 대장암으로 고생하는 남편과 살던 민 씨는 어느날 손자와 손녀 3명의 양육을 떠맡게 됐다. 부인이 가출해 생계가 막막한 아들이 세 자녀를 어머니에게 맡겼기 때문이다. 국가유공자인 남편 앞으로 나오는 적은 액수의 보훈연금과 건물청소를 하고 받은 품삯이 생활자금의 전부였기에 민 씨는 잠도 못자며 생계를 고민해야 했다.민 씨의 사정은 동주민센터에서 광산구 희망복지과로 전달됐다. 하지만 소득 문제로 마땅한 국가지원을 받지 못할 상태. 이에 광산구는 투게더광산 나눔문화재단 등 민간 복지자원을 연계했다. 이후 민씨는 정기적인 후원과 손자녀 공부방 마련 등 도움을 받았다.

최근 민씨는 첫째와 둘째 손자가 취직하는 기쁨을 맛봤다. 이날 쌀 기부도 자식들의 취업으로 생계에 숨통이 트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
살림을 걱정하는 구 공직자에게 “도움을 받았으니 나도 좋은 일을 해야 하지 않느냐”며 쌀을 건넨 민씨.

투게더광산 나눔문화재단은 민씨의 뜻을 존중해 어려운 처지에 있는 가정에 조만간 쌀을 전달할 계획이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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