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람을 위한 따뜻한 기술, 보조공학기기

▲박승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박승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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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열린 이른바 사이보그 올림픽의 ‘입는 로봇’종목에서 우리나라 출전팀이 30여 개 팀 가운데 3위를 차지했다. ‘입는 로봇’을 착용하면 하반신 마비 장애인도 1분에 18m 속도로 걷고, 20도 각도의 계단을 오를 수 있다. 그 기능 또한 나날이 개선되고 있는데, 장애인들의 거동을 돕는 ‘입는 로봇’을 만드는 국내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입는 로봇’등 신체보조 로봇이 상용화되면 장애인의 활동은 훨씬 자유로워질 수 있다. 국내 개발진들은 장애인의 체격에 따라 기능을 조절하는 맞춤형 입는 로봇을 내후년까지 상용화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기능이 불편한 장애인들도 머지않아 손가락까지 움직이는 로봇 팔로 공을 잡고, 로봇 의족을 착용한 채 펄펄 뛰어다닐 수 있게 된 것이다. 위에서 소개한 ‘입는 로봇’을 일반적으로 ‘보조공학기기’라고 부른다. 장애인, 노인 등이 일상생활 및 직업생활, 교육활동 등을 자유롭게 영위할 수 있도록 연구되고 개발된 모든 기기들, 장애인들에게는 눈이나 귀가 되고 발이 되어주기도 하는 소중한 장비가 보조공학기기다.

국내의 보조공학기기는 서두에 소개 했던 입는 로봇 이외에도 기계공학과 로봇공학 등이 융합된 계단형 운반기, 확대 독서기, 안구 마우스, 점자정보단말기 등이 이미 보급되어 장애인들의 직장생활과 일상생활을 보조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 차량용 보조공학기기도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어 장애인들이 보다 편리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는 장애인의 직업생활을 돕기 위해보조공학기기를 지원하고 있다. 장애로 인해 직업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 근로자를 위해 작업용 보조공학기기를 제작하거나 개조해 무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보조공학기기 지원 사업의 품목이나 규모는 매년 확대되고 있는 추세로,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중증장애인의 취업 기회가 확대되고 기업의 장애인 고용도 충분히 활발해질 수 있다. 앞으로 보조공학기기에 대한 관심과 발전이 지속적으로 확대된다면 가까운 미래에 장애인의 취업이 불가능한 직업 영역은 사라질 수도 있다.

오는 11월 15일부터 16일까지 ‘2016 대한민국 보조공학기기 박람회’가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된다. 이번 박람회는 장애인에게는 장애를 보완하는 다양한 기기를 보급하여 직업생활을 촉진하고 유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기업에게는 장애를 보완할 수 있는 최신의 기술을 선보임으로써 장애에 대한 편견을 해소할 수 있는 인식개선의 장이 될 것이다.

필자는 장애인들을 위한 보조공학기기를 ‘사람을 위한 따뜻한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보조공학기기가 장애인들의 손과 발이 되고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따뜻한 기기이기 때문이다. 이번 보조공학기기 박람회가 장애인뿐 아니라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는 모든 사람들에게 따뜻한 미래를 밝혀 주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승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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