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주마 남아공 대통령, 민심은 어디로…

(사진출처=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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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제이컵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성난 민심과는 다르게 또다시 의회 불신임 투표에서 살아남았다.

10일(현지시간) 영국 방송 BBC 등에 따르면 남아공 의회는 이날 주마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 안건을 표결에 부쳐 반대 214명, 찬성 126명으로 부결됐다고 밝혔다.지난 1년간 주마 대통령의 탄핵안을 포함한 의회 불신임 표결은 3번 있었지만 모두 미결에 그쳤다.

주마 대통령의 이번 불신임 투표는 인도계 유력 재벌 굽타 일가와의 정경유착 의혹이 불거지면서 촉발됐다. 지난 2일 남아공 국민권익보호원은 주마 대통령과 굽타 가문과의 정경 유착 정황을 기록한 '부패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굽타 일가 3형제가 주마 대통령과의 가까운 관계를 이용해 여러 장관을 포함한 정부 고위 관리, 국영기업 사장 인선에 개입하는 등 '비선 실세' 행세를 했다고 고발했다. 굽타 일가 3형제는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며 상당한 이권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결과는 의회 다수석을 차지한 집권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내부 이견에도 주마 대통령을 확고하게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폭로의 파장은 수차례 지속됐던 부정부패 의혹에도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았던 주마 대통령이 정치 인생 최대 위기를 맞을 만큼 후폭풍이 상당했다. 주마 대통령을 비호하던 ANC마저도 부패 보고서를 검토한 뒤 주마 대통령의 불신임에 관한 표결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내부 이견에도 불구하고 ANC가 주마 대통령의 손을 잡으면서 부정부패 대통령의 하야를 원하는 민심은 또다시 외면당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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