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말 기술계약 해지와 관련한 늑장공시와 미공개정보이용 혐의로 검찰조사가 진행 중인 한미약품은 10월 한 달 사이에 주가가 30% 급락했다. 같은 기간 유한양행과 동아에스티 주가의 낙폭은 각각 22%, 21%를 나타냈다. 종근당과 한독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증가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한 달 사이에 10% 정도 떨어졌다. 지난달 31일에는 한미약품을 비롯해 동아에스티 삼성제약 한독 녹십자 환인제약 유유제약 등이 줄줄이 신 저가를 갈아치웠다.
문제는 제약주 흐름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추세적인 흐름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미약품 사태로 제약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낮아지고 있는 데다 전문가들이 신약가치를 보수적으로 재산정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한미약품 목표주가를 60만원에서 53만원으로 낮췄다. 지금까지 적용했던 시간 할인율을 8%에서 10%로 높여 미래 신약가치를 하향조정한데 따른 조치다. KB투자증권도 신약 파이프라인 가치를 낮추고 기술수출 이후 첫 임상 진입확률을 50%로 내렸다.
신약개발이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사례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7일 유한양행은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던 퇴행성 디스크치료제(YH14618)를 임상을 중단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당뇨신약에 대한 임상 3상을 올해 4분기에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내년으로 연기했다.
구자용 동부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 늑장공시 의혹이 가중되면서 섹터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고 전반적으로 기술개발 투자가 증가했으나 가시적인 성과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한 연구원은 "종목별로 선별적 접근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높은 제약주의 특성상 증시 주변 환경이 녹록지 않아 하방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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