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자 딸이라는 이유로”…이대 의류학과 140명, ‘최순실 의혹’ 대자보 경고

사진=트위터 캡처

[아시아경제 유연수 인턴기자] 이화여자 대학교 의류학과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최순실(60)씨 딸 정유라(20)씨에게 '학사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인성 교수에게 사퇴를 촉구했다.

18일 이화여대에는 '의류학과 재학생 및 졸업생 140명 일동' 명의로 '근 몇 년간 이상했던 의류학과의 내막'이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이 대자보에서 의류학과 학생들은 "학과 내 독재자 이인성과 그 밑에 침묵한 다른 교수들을 규탄한다"며 그동안 쌓여온 의혹들을 폭로했다. 이들은 대자보에서 "권력자의 더러움이 판을 치는 시대에 학생들의 편에 서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권력자의 밑에 붙어 비리에 동조하는 당신들을 스스로 교육자라고 할 수 있는가? 스승이라고 할 수 있는가? 당신들에게 대학이란 공간의 가치는 대체 무엇이며 학문이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이 교수는 절친 최경희 총장과 손 잡고 사퇴하라"며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타당하게 답하고 사과하라"며 "현재까지 밝힌 것처럼 '이수 기준은 채우지 못 했지만 정당하게 이수했다'(=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식의 태도를 고수한다면 다시 한 번 학생들로부터 멸시 및 망신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대자보를 통해 의류학과가 신산업융합대학 소속으로 바뀔 때 연관도 없는 국제사무학과나 (정씨가 속한) 체육과학부와 묶인 점, 의류학과 해외수업에 총장과 측근 인사들이 참여했거나 참여 예정인 점, 정씨 학점 특혜 의혹 등을 문제 삼았다. 또한 지난해 8월 학생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의류학과의 졸업 요건을 '졸업 시험'에서 '졸업 패션쇼'로 변경한 과정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학생들은 "졸업 패션쇼는 명백히 그들이 강제해서 진행된 일"이라며 "쇼를 준비한 60여 명에게는 작품 컨펌 시 교수들 간식 값까지 받아가고 본인들 스케줄만 고려해 학생들의 수업권 침해 및 회사 결근 강요를 일삼더니 권력자의 딸이란 이유로 상관도 없는 타과생을 부당하게 품어줬다는 것이 기가 찬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의류학과 학생들에게는 시키는 것을 조금만 마음에 안 들게 해와도 온갖 막말을 퍼붓고 협박을 하더니, 권력자의 딸은 아무것도 안 했는데 정당한 학점 이수라고 하다니 이 많은 학생들 앞에서 부끄럽지도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유연수 인턴기자 you012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