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美 방송계 큰손으로 떠오르다

▲넷플릭스. (AP=연합뉴스)

▲넷플릭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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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DVD 대여 사업으로 시작해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로 변신한 넷플릭스가 이젠 미국 주요 방송국들과 대등한 규모의 돈을 투자하는 방송계 '큰손'으로 떠올랐다.

CNBC방송은 17일(현지시간) 발표한 3분기 실적보고서에서 넷플릭스가 내년 콘텐츠에 60억달러(약 6조8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주요 방송국들의 투자액과 맞먹는다. 시장조사기관인 보스턴컨설팅그룹과 SNL 카간 등의 데이터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올해 투자액은 50억달러로, 업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스포츠 방송국 ESPN이 올해 73억달러를 투자해 최대 큰손으로 등극했고, NBC와 CBS가 각각 43억달러, 40억달러를 투자하며 넷플릭스의 뒤를 따르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 등의 영상물 부문만 놓고 보면 넷플릭스가 독보적 1위일 가능성이 크다. ESPN은 스포츠 방송국인데다, NBC와 CBS의 투자액 중에는 스포츠 관련 투자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처럼 가입자 기반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만 골라 줄세우면, 아마존이 32억달러로 넷플릭스 다음으로 투자액이 많다. 하지만 아마존은 내년 동영상 콘텐츠 관련 투자액을 두 배로 늘린다는 계획이어서 향후 넷플릭스의 주된 라이벌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이날 발표한 3분기 실적에는 기존 방송국들을 위협하는 넷플릭스의 폭발적 성장세가 드러나 있다. 넷플릭스는 3분기 매출액 22억9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올렸다. 분기 기준으로 넷플릭스의 매출액이 2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인 '나르코스'·스트레인저 씽스'가 매출을 견인했다.

가입자 수는 미국에서 37만명, 전 세계에서 320만명으로 총 357만명을 기록하며 회사 자체 전망치인 230만명을 큰 폭으로 뛰어넘었다. 심지어 이 기간 동안 넷플릭스의 평균 가입비용이 10% 상승했음에도 이같은 결과를 낸 것이어서 더욱 고무적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며 넷플릭스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20% 뛰며 주당 99.8달러에서 119.42달러까지 올랐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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