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국감]설악산 오색케이블카 환경평가에 멸종위기종 산양 밀렵꾼 2명 참여(종합)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환경영향평가에 밀렵꾼들이 참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색케이블카는 35년 만에 국립공원에 들어서게 될 케이블카 설치 사업으로, 강원도 양양군의 숙원 사업이다. 오색리 하부 정류장에서 시작해 끝청 하단까지 총 3.5㎞의 구간을 이을 예정이다. 하지만 전체 노선 중 절반이 넘는 2㎞ 구간에 멸종위기종인 산양이 서식하고 있어, 이곳을 관통해 지어질 지주가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

이정미 정의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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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이날 환경부 산하 기관 국감에서 설악산 국립공원 출입기록 등을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과 올 2월 실시된 산양 서식지 정밀조사에 밀렵전과를 지닌 밀렵꾼 2명이 각각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연구원 직책을 갖고 양양군 공무원과 함께 정밀조사에 참여했다고 이 의원은 밝혔다. 그는 "통상 환경영향평가서에 첨부되는 현지 조사표가 애초에는 누락됐다가 이후 제출됐다"면서 "밀렵꾼들이 산양조사에 참여한 것을 은폐하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또 "당시 산양 서식지 조사를 위한 사전등록에는 각각 10명, 5명이 이름을 올렸다가 나중에 3명, 2명 만이 실제로 참여했다"면서 "조사에 나선 3명 중 1명, 2명 중 1명이 밀렵꾼이었던 셈"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 사안과 관련, 검찰 수사를 요구했다. 이 의원의 질의에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 등은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지난해 8월 조건부로 승인받은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시범 사업은 산양 등 멸종위기종 보호 대책을 강구하는 등의 7가지 전제 조건을 내걸었다. 2012년과 2013년에는 환경과 생태적인 이유로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에서 두 차례나 부결되기도 했다. 하지만 2014년 10월 평창동계올림픽 준비현장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긍정적 평가를 내리면서 사업 승인에 속도가 붙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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