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부영 前감독 "프로든 대학이든 스타가 있어야 하는데…"

최부영 전 경희대 감독

최부영 전 경희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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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프로 농구도 대학 농구도 스타가 있어야 하는데…."

고려대와 연세대의 대학농구리그 결승 2차전이 열린 29일 연세대 체육관. 라이벌 팀의 맞대결답게 치열한 경기가 이어졌다. 속공이나 덩크 등 화려한 플레이가 나올 때면 양교 학생들의 함성 소리도 적지 않았다. 스탠드 한 편에 농구 관계자들이 보였다. 낯익은 얼굴도 있었다. 지난 2014년까지 30년 동안 경희대 농구부를 이끈 최부영 전 감독(64)이었다.

최 전 감독은 스탠드를 꽤 채운 학생들을 보고 "체육관이 작잖아. 명색이 대학농구 챔프전인데 이런 작은 체육관에서 하는게 말이 안 되지"라고 했다. 체육관 규모가 작으니까 경기를 보러 온 학생들이 많아 보인다는 뜻이었다.

이날 2차전은 그나마 사정이 나았다. 전날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결승 1차전에서는 농구 관계자들을 제외하면 경기를 보러 온 학생 수가 100명 정도에 그쳤다. 화정체육관은 연세대 체육관보다 규모가 큰 탓에 분위기가 더 썰렁했다. 최부영 전 감독이 이끈 경희대는 2010년 시작된 대학농구리그 초기를 장악했다. 김민구와 김종규, 두경민(이상 25) 삼총사를 앞세워 2010~2013년 4년 연속 결승에 진출했고 2011~2012년 2년 연속 우승했다.

최 전 감독은 "당시에는 김종규나 김민구라는 스타가 있어서 지금보다 상황이 더 나았다"며 "그때 규모가 큰 수원대 체육관을 빌려서 결승전을 치렀는데 관중 수가 체육관을 채우고도 남았다"고 했다.

최 전 감독은 "프로든 대학이든 스타가 있어야 한다"며 안타까워 했다. 농구가 스타 부재에 시달리면서 인기가 많이 죽었다는 것이다.

이날 경기에서 뛰었던 이종현과 강상재(이상 22·고려대), 최준용(22·연세대) 등은 내달 있을 프로농구 지명회의에서 상위 지명이 확실시 되는 대형 신인들이다.

최부영 전 감독은 스타가 될 수 있는 선수들인데 몸이 별로 안 좋아 보인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종현은 부상 때문에 제대로 뛰지도 못 했고 강상재도 정상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최준용이 정말 괜찮은 선수인데 부상 때문인지 활발한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부영 전 감독은 경희대 감독 시절 거침없는 발언과 열정적인 행동으로 유명했다. 감독에서 물러난지 2년이 넘었지만 농구에 대한 열정은 여전해 보였다. 대학농구 리그 1, 2차전은 물론, 지난 27일 용인 KCC 체육관에서 있었던 프로농구 KCC이지스와 부산kt의 연습경기 때도 후배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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