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펀드 머니 컴백…상승장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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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등 레버리지 펀드에 일주일새 1400억원 순유입
투자심리 반등 기대 속 '매물폭탄' 기관들 행보 주시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김원규 기자] 미국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국내 주식형펀드 환매 기조가 진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험한 레버리지 펀드에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어 상승장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국내 주식형펀드에 59억원이 순유입되며 최근 32거래일(7월29일~9월13일) 동안 진행됐던 펀드 환매 행렬이 멈췄다. 20일에 다시 32억원이 빠져나가긴 했으나 이는 32거래일 동안 일평균 758억원이 빠져나갔던 것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주식에 50% 이상 투자되는 주식혼합형 펀드엔 19, 20일 연속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보아 위험자산 기피심리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추석연휴가 끝난 직후 코스피가 2000선을 회복하고 9월 미국 기준금리 동결 등으로 앞으로 상승장을 예상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일반 투자자들은 앞으로 지수가 오를 것이라는 데 강하게 베팅하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비롯한 레버리지 펀드에 투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어서다. 레버리지란 지수 등락폭의 두배를 추총하는 상품이다. 하락하면 두배의 손실을 입게돼 위험이 크지만 그만큼 지수가 오를 것이라는 데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ETF를 포함한 국내 레버리지 펀드에 최근 1주일 사이 총 1412억원이 순유입됐다. 전날 하루만엔 379억원이 들어왔다.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는 최근 5거래일 연속 상승중이다. 반면 레버리지와 반대 개념으로 지수가 하락했을 때 수익을 얻는 상품인 인버스펀드엔 같은 기간 총 1819억원이 순유출됐다. 전날 하루 동안엔 590억원이 빠져나갔다. 'KODEX 인버스'는 5거래일 연속 내림세다.이처럼 상승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최근 수천억원대의 매도폭탄을 쏟아내고 있는 기관투자가의 '팔자' 기조가 당분간 완화될지도 관심이 쏠린다. 기관은 코스피시장에서 최근 한달간(8월21일~9월21일) 총 1조9170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7997억원, 2973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코스피는 지난 7일 장중 2073.89(연중 최고점)까지 올랐으나 기관의 대규모 매도로 힘을 받지 못하고 사흘만에 다시 1990선 초반까지 미끄러졌다.

이 기간 기관은 주로 전자ㆍ화학 업종을 내다팔았다. 순매도 톱10 종목엔 삼성전자(-3565억원), LG전자(-925억원), LG생활건강(-910억원) 한화케미칼(-776억원) 등이 올랐다. 반면 자동차와 금융주는 사들였다. 현대모비스(2565억원), 현대차(1100억원), 기아차(963억원), 삼성화재(1345억원), 하나금융지주(1002억원), 현대증권(754억원) 등은 순매수 톱10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최근 투자심리가 살아나고는 있지만 분위기가 급반전될 가능성은 낮다며 경계하는 분위기다. 박스권 돌파를 이끌어 낼만한 모멘텀이 부재하다는 이유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이번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로 단기간 소폭 상승 효과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미 동결쪽으로 무게가 쏠렸던 것을 감안하면 주식형펀드와 증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도 "국내 주식형펀드는 당분간 오르면 차익실현으로 빠지고 내리면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는 답답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최근 증시 상승도 저가매수세가 확대된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기조 전환을 이끌어 내긴 역부족이다"고 우려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김원규 기자 wkk091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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