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빡해진 중국 프로그램 검열…한국 사드도 영향

[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중국 당국이 '서양의 라이프 스타일'을 드러내는 TV프로그램 방송을 금지하는 등 엄격한 방송 관련 규제 방안을 내놓았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규제 당국은 '서양의 라이프 스타일을 과도하게 칭찬하는 내용'이나 '중국의 전통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프로그램' 혹은 '고전적인 소재를 모독하는 프로그램'을 방송 금지 대상으로 새롭게 지정했다. 또 '스타와 억만장자, 인터넷 유명인을 우상화하고 등장시키거나 사적인 사정이나 가족 싸움을 감정적으로 다루는 것도 피해야 한다'고 정했다.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한국에 배치되는 문제도 프로그램 제재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 연예인 김우빈과 수지가 베이징에서 열릴 이벤트에 등장할 예정이었지만 연기됐고, 한국의 인기 그룹 엑소(EXO)의 상하이 공연은 취소됐다. 한국의 프로그램을 중국 텔레비전에서 방영하는 것도 금지됐다.

중국 당국은 올 들어 방송 프로그램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앞서 발표한 가이드라인에는 '흡연, 음주, 다툼 등의 불건전 행위'에 대해서 규제를 적용하고 나섰다. 동성애에 대해서도 '비정상적인 성행위'로 분류하고 근친 관계와 성폭행 등과 대등한 '변태 행위'라고 평가하며 TV프로그램에 적합하지 않다고 규정했다. 이 영향으로 10대 소년끼리의 연애를 그린 1000만명의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던 인터넷 인기 드라마는 지난 2월에 중단됐다.

이같이 규제 당국에 의해 방송 금지가 되면서 갑자기 정규 편성에서 사라진 사례가 중국에서는 다수 존재한다.

중국 역사상 유일한 여제, 측천무후의 생애를 그린 드라마는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었지만, 2015년 1월에 갑자기 방송이 중단됐다. 이 프로그램은 여배우의 노출이 빈번한 것도 유명세의 한 원인으로 꼽혔다. 며칠 후 방송이 재개된 때에는 노출수위가 크게 감소한 상태였다. 규제 당국이 드라마 제작사 측에 영상을 편집하고 가슴골을 숨기도록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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