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의 고민…채권 액면가-장부가 차이 '사상최대'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일본은행(BOJ)이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가 BOJ의 발목을 잡고 있다. 보유한 채권의 액면가와 장부가 차이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16일 기준으로 보유채권의 장부가와 액면가 차이가 사상 최대 수준인 8조7000억엔(약 93조9000억원)에 달한다고 1일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BOJ가 보유한 채권의 액면가와 장부가는 각각 326조7000억엔, 335조4000억엔으로 지난 3월(6조4000억엔) 대비 격차가 더 벌어졌다. 또 마이너스 금리가 도입되기 전인 지난 1월과 비교하면 격차가 42% 더 늘어난 것이다.

액면가와 장부가의 차이가 존재하는 이유는 BOJ가 연방준비제도(Fed)와 달리 매입가를 기준으로 채권보유량을 집계하기 때문이다. BOJ의 채권 매입을 통한 양적완화 정책과 마이너스 금리 정책 등이 채권가격을 끌어올리면서, 액면가와 장부가의 차이는 계속 커지고 있다. 액면가란 채권 만기에 받는 금액을 뜻한다.

비싼 채권을 사들인 데 따른 부작용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2015회계연도(2015년 4월~2016년 3월)를 마무리하며 BOJ는 8740억엔 어치의 보유채권을 상각했다. 그 해 거둬들인 이자 수익으로 손실을 메웠지만, 계속 이런 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마이너스 금리 때문에 채권가격이 계속 비싸지고 있어, 2016회계연도에는 상각 규모가 이보다 더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차이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BOJ의 채권매입에도 향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사상 최초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금융권에서는 BOJ가 채권매입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나오미 핑크 유로퍼시피카 컨설팅 최고경영자(CEO)는 "BOJ가 값은 비싸고 금리는 낮은 채권을 계속 사들인다면, 채권매입으로 인한 손실이 이자수익을 넘어서는 순간이 언젠가 올 것"이라며 "비관적 시나리오 아래서는, 이번 회계연도에도 생길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