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시대]포화라고? 편의점으로 바뀔 수 있는 '구멍가게' 7만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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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개의 구멍가게, 편의점이 잠재적으로 출점 가능한 지역
구멍가게의 편의점 전환, 제로섬 게임 아니다
편의점 이용 고객의 다양화, 구멍가게의 편의점 전환의 유인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편의점 3만개 시대.'베이비붐 세대의 편의점 창업이 늘어나면서 창업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고, 특별한 기술과 노하우 없이도 수익 창출이 가능한 편의점이 시장 포화라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 씨유(CU)와 지에스(GS)25가 각각 개별점포 1만개를 돌파했고 총 3만여개의 편의점 점포들이 동네 골목마다 2~3개씩 들어서있다. 이미 많은 점포들이 출점해 있어 추가 출점 여력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편의점의 포화상태를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편의점 출점시 거리제한 규제가 폐지된데다 편의점으로 업종을 전환할 수 있는 소형점포들이 많다는 점이 이유다.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동네 구멍가게로 표현되는 기타 음식료품 위주 종합소매업의 점포가 2014년 기준으로 6만9570개로 전체 편의점 수의 2배를 상회한다"며 "아직까지 구멍가게가 있다는 것은 편의점도 진입할 수 있는 상권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멍가게를 편의점으로 전환하는 수요만으로도 편의점의 출점 여력은 2014년 전체 편의점 수 2만7000개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모든 구멍가게가 편의점으로 1대1 전환되지는 않지만, 2011년 이후 편의점이 증가하는 숫자와 구멍가게가 감소하는 수가 유사해 상당수의 구멍가게가 편의점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편의점의 신규 점포 중 30%~40% 정도가 기존 구멍가게의 전환 수요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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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연구원은 "2010년 이전의 구멍가게의 대량 폐점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2010년까지는 대형점포인 할인점과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출점으로 동네 구멍가게가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았다면 할인점과 SSM의 출점이 제한된 이후에는 동네 구멍가게가 편의점으로 형태를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즉, 기존 구멍가게 점주의 영업 활동이 지속되고 있는 얘기다.

구멍가게의 편의점 전환은 구멍가게보다 편의점 이용을 선호하는 고객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과거 편의점은 '젊은이가 이용하는 가게' 정도의 개념이었지만 최근 편의점은 '집 근처에서 음식을 조금 사는 가게'로 인식이 전환되며 고객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 편의점의 고객은 10대와 20대가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구성했다. 그러나 2014년 기준 편의점 고객은 10대와 20대가 35% 수준에 그치고 30대가 32%, 40대가 20%, 50대 이상도 13%에 이르고 있다.

손 연구원은 "편의점 출점이 많아지는 기간에는 이익이 크게 개선되지 않더라도 향후 이익 증가를 예상할 수 있다"며 "충분한 출점은 점포의 영업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을 때 개별 점포의 이익이 증가하는 것으로 이익을 확대시킬 뿐만 아니라, 많은 수의 점포를 운영함에 따라 나타나는 규모의 경제 효과로 본사의 이익이 더 크게 개선되는 효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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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한국 편의점의 출점 속도가 향후 2~3년간 둔화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난해 인상한 담배가격이 신규 출점 점포의 예상매출을 높여 잠재적으로 출점이 가능한 지역이 많아졌고, 담배에 의한 매출은 출점 초기에도 빠르게 발생해 신규점포의 안정화 기간을 단축시키고, 이는 본사 입장에서 출점에 속도를 더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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