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심(金心)은 어디로…킹 혹은 킹메이커, 중도통합의 축?

더민주 당권 내려놓은 김종인,
페이스북 계정 개설…영향력 행사 주목
양극단 배제된 비주류 끌어모을지,
내년 대권 앞두고 킹 혹은 킹메이커 될지
전국 돌며 순회강연 계획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김심(金心)은 어디로 향할까.
▲김종인 더민주 전 비대위 대표

▲김종인 더민주 전 비대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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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체제' 등장과 함께 물러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 대표의 향후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표 퇴임 후 양극단을 배제한 중도세력을 통합하는 이른바 '제3지대론'의 축이 될지, 혹은 스스로 대권을 염두에 둔 '킹'이 되거나 '킹메이커'로서 나설지 역할을 두고 의견이 분분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전날 7개월여의 임기를 마무리했다. 더민주 전당대회 이후 친문(친문재인) 세력의 독주가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그가 직접 나서 제3지대론을 현실화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앞서 김 전 대표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친박(친박근혜), 친문의 양극단에서 배제된 비주류들이 정계개편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게다가 추미애 더민주 신임 당대표와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정황 등을 두고 거친 공방을 벌인 사이다. 이미 결이 엇나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종인 더민주 전 비대위 대표

▲김종인 더민주 전 비대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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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김 전 대표는 지난 26일 페이스북에 새롭게 가입했다.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란 해석이 힘을 얻는다. 실제로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물론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 중이다.

김 전 대표 측은 "주변 의견을 수용한 것으로 얼마나 자주 글을 올릴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구원투수'로 더민주에 합류한 김 전 대표는 기존 주류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 탓에 문재인 전 대표와는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왔다.

하지만 그의 퇴임을 앞두고 더민주 안팎에선 김 전 대표가 '킹', 즉 대권 후보를 노린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7개월여의 광폭행보로 잔뜩 존재감을 부각시킨 덕분이다.

▲김종인 더민주 전 비대위 대표(왼쪽)

▲김종인 더민주 전 비대위 대표(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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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대표를 이끄는 추동력은 '경제민주화'이다. 경제분야에서의 양극화 해소란 한국사회 최대 과제를 해소할 주인공으로 주목받는다. 또 초대 대법원장인 가인 김병로 선생의 손자로 독일 뮌스터 대학교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를 마친 경제 전문가다.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이후 11대 국회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했다. 지역적으로는 호남출신인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범호남출신'으로 구분된다.

김 전 대표는 당장 9월 정기국회 일정을 감안해 애초 계획했던 독일 방문은 취소한 상태다. 대신 전국 각지를 돌며 경제민주화 관련 강연을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무성 전 대표의 민생탐방에 견줘 대권 행보란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더민주의 진로나 당내 역학구도에 관심을 계속 기울일 것이란 전망이 더 힘을 얻는다. 더민주에 애정을 쏟으면서도 언젠가 이 틀을 걷어내는 행보를 감행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당 안팎의 경계를 허물 것이라 얘기다.

변수는 문 전 대표와의 화해 여부다. 원만한 갈등 해소가 없다면 김 전 대표가 야권의 정계개편을 물밑에서 지원하는 킹메이커가 될 가능성이 높다. 김 전 대표는 지금까지 손학규 더민주 전 상임고문,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 야권 잠룡들을 고루 섭렵했다. 이 같은 가능성을 방증하는 이유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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