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숍에서 정장 빌려 입고 취업 성공한 정원석 군 화제

서울 강서구, 지역 주민 및 단체 후원으로 모은 정장 100여벌 정장 공유사업 ‘나눔숍’ 운영 화제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홈플러스 가양점 KFC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정원석(20)군은 평소 성실하고 친절한 근무태도 덕택에 지점장 추천을 받아 본사에서 매니저 자리에 면접을 볼 기회를 얻었다.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정군은 제대로 된 정장 하나가 없어서 고민하던 차에 어머니로부터 나눔숍 소식을 듣고 원하는 날짜에 남성정장 1벌을 빌릴 수 있었다. 면접을 성공적으로 본 정군은 현재 매니저로 정식 채용돼 근무 중이다.

서울 강서구(구청장 노현송)가 필요할 때 손쉽게 정장을 빌려 쓰는 정장공유사업을 운영해 화제다.

면접이나 경조사 등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에 필요한 정장. 가벼운 마음으로 사기엔 비용이 부담스럽고, 매번 친구에게 빌리기도 난감하고 불편하다.

이런 주민들 고민을 담은 정장공유사업 ‘나눔숍’이 지난 7월부터 등촌4종합사회복지관(공항대로 39길 59) 1층에 터를 잡았다.
나눔숍에서 정장을 이용한 후 면접을 통해 취업에 성공한 정원석 군

나눔숍에서 정장을 이용한 후 면접을 통해 취업에 성공한 정원석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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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숍에 비치된 정장은 모두 100여벌로 모두 지역 주민과 교회, 복지단체의 정성어린 후원으로 하나 둘 마련했다. 정장과 어울리는 넥타이와 구두 등 액세서리도 20여 점이 있다.

주 이용계층은 주머니 사정 빤한 청년 구직자들.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면접에 적당한 깔끔한 정장 한 벌을 저렴한 가격에 빌릴 수 있다는 사실이 입 소문을 타면서 나눔숍을 이용하는 주민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소득을 발판 삼아 구는 주민들이 희망을 나누는 정장 기부활동에 적극 참여토록 독려하고 대여품목을 대폭 강화시켜 나아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자발적인 기부문화와 공유문화를 지역 전반에 확산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나눔숍 운영시간은 매주 월요일~금요일 오전 11~오후 5시다. 대여료는 1000~2000원 선으로 수익금은 모두 기부품의 수선과 세탁비 등에 사용된다.

정장을 빌리고자 하는 주민은 신분증을 지참해 등촌4종합사회복지관에 방문하면 직접 원하는 물품을 선택해 입어보고 대여할 수 있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같이’의 가치가 확산되면서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공유사업에 대한 호응이 높아지고 있다”며 “주민과 단체의 기부와 후원으로 시작한 나눕샵을 통해 지속가능한 공유사업체계를 구축하고 지역사회에 희망과 행복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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