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세계문화유산 '화성(華城)'축조 비법 찾았다

프랑스 국립박물관 소장 정리의궤서 화성 축조 형태와 당대 행사·행렬·무예 등 역사적사실 확인

염태영 수원시장이 '프랑스 소재 한글본 정리의궤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이 '프랑스 소재 한글본 정리의궤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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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프랑스에 100여년 간 잠들어 있던, 가장 오래된 한글본 '정리의궤(整理儀軌ㆍ뎡니의궤)'의 모습이 수원시민들에게 공개됐다.

수원시는 27일 수원화성박물관 영상교육실에서 '프랑스 소재 한글본 정리의궤 시민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다.지난달 프랑스 현지를 방문해 정리의궤의 실체를 처음으로 확인한 더불어민주당 안민석(오산) 국회의원과 김준혁 한신대 정조교양대학 교수는 정리의궤의 내용을 시민들에게 소개하며, 의궤의 발견 경위와 조사 뒷이야기를 자세히 풀어놨다.

안 의원과 김 교수는 당초 불조직지심체요절(일명 직지) 하권을 열람하러 프랑스 국립도서관을 방문했다가 수원화성 건물들을 채색해 놓은 정리의궤 '성역도(城役圖)'를 발견했다.

안 의원과 김 교수에 따르면 정리의궤는 총 48책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중 프랑스 국립 동양어학교에 12책,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1책이 각각 보관돼 있다. 프랑스 보관 정리의궤에는 ▲1795년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을 모시고 사도세자의 무덤인 현륭원에 행차한 기록 ▲사도세자의 묘소를 영우원에서 현재의 융릉으로 옮기는 모습 ▲수원화성과 부속 건물들의 채색 그림 등 국내에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들이 많다.

이날 김 교수는 정리의궤에 담긴 동북각루, 신풍루, 동장대시열도 등 화성과 행궁, 당시의 군사훈련 등을 묘사한 그림을 공개했다.

김 교수는 "왕실 화가인 도화서 화원들이 손으로 세밀하게 그린 정리의궤는 한문에 익숙하지 않았던 왕비들을 위해 한글로 작성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기존의 화성성역의궤와 비교해 봤을 때 훨씬 더 자세하고 정밀하다. 앞으로 수원화성 복원에 대한 큰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민석 의원은 "수원ㆍ화성ㆍ오산 세 도시는 정조대왕이라는 대 주제로 연결돼 있는 형제 같은 도시"라며 "이번 의궤발견을 토대로 화성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진 만큼 세 도시를 문화적으로 연결한 정조 특별시 지정을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정리의궤에는 수원화성 축조물의 정확한 형태뿐만 아니라 당대의 행사ㆍ행렬ㆍ무예 등 현대에 이르러 문화 콘텐츠로 복원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에 대한 기술이 함께 담겨 있다"며 "수원시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 동원해 화성복원에 힘쓸 것이고, 이를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지 꼼꼼하게 확인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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