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법인세 덕에…아일랜드 GDP 급증

착시 효과 비판 목소리도 나와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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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지난해 아일랜드의 경제 성장률이 이례적인 급증세를 보였다.

12일(현지시간) 아일랜드 정부 통계국은 2015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26.3%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잠정치 7.8% 증가를 크게 웃돈 것으로 개발도상국을 포함해도 이례적인 수준의 높은 성장세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아일랜드의 GDP가 큰 폭으로 증가한 이유를 낮은 법인세율 때문으로 풀이했다. 아일랜드의 법인세율은 12.5%로 선진국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회계법인 KPMG가 산정한 올해 미국의 법인세율 40%에 이른다. 이 때문에 미국처럼 법인 세율이 높은 국가의 기업들이 세율이 낮은 국가의 기업을 인수하거나 본사를 이전해 조세회피 하기에 아일랜드는 최적의 나라로 꼽히고 있다.

아일랜드의 통계청에 따르면 해외 기업이 본사를 이전한 경우 그 기업 소유의 기존 설비 등의 자산은 통계상 아일랜드의 자산으로 반영된다. 특히 해외 제약 기업이 아일랜드 기업과 인수합병(M&A)해 본사를 아일랜드에 옮기는 사례가 잇따르며 GDP 증가에 기여했다. GDP가 급증한 덕에 93.8%를 육박했던 아일랜드의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79%로 크게 떨어졌다.

이번 GDP 급증이 실질적인 경제 성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만큼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스틴 휴즈 KBC 책임이코노미스트는 "아일랜드 각 가정의 경제가 하루아침에 개선된 것이 아니다. 공공부채와 민간부채는 여전하고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는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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