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기자의 Defence]늘어난 대북확성기 총 21곳… 효과는

현재 5~6대를 운용 중인 이동식 확성기 방송 차량도 2배가량 늘리는 것은 물론 대북 확성기 방송 시간도 늘리기로 했다.

현재 5~6대를 운용 중인 이동식 확성기 방송 차량도 2배가량 늘리는 것은 물론 대북 확성기 방송 시간도 늘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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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우리 군이 북한의 계속되는 핵과미사일 도발에 대한 응징 차원에서 최전방지역에 대북확성기 방송시설 10여 개소를 추가하기로 했다. 그동안 운영하던 11곳은 그대로 운영해 대북확성기 방송시설은 20곳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5~6대를 운용 중인 이동식 확성기 방송 차량도 2배가량 늘리는 것은 물론 대북 확성기 방송 시간도 늘리기로 했다.

6일 군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직후 최전방 지역에 이동식 확성기를 추가 투입하고 하루 6시간이던 대북 확성기 방송 시간도 확대하고 대북 확성기를 간헐적이고 불규칙적인 방식으로 가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동식 확성기는 고정식 확성기보다 출력이 뛰어날뿐 아니라 북한군이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기습적으로 방송을 할 수 있다. 연말까지 고정식 확성기 방송시설이 2배 가까이 늘어나면 최전방지역 북한군 부대와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한 대북심리전이 더욱 효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군 당국은 이를 위해 지난 4월 고정식 확성기 24대와 이동식 확성기 16대의 입찰공고를 냈으며 같은 달 국내 한 업체 제품을 선정했다. 추가로 배치되는 고정식 확성기는 10㎞ 이상의 거리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릴 정도로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과 업체는 앞으로 북한의 대남확성기에 간섭받지 않도록 성능을 계속 보완해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식 확성기도 고정식 성능에 버금가는 장비로 보강되며, 유사시 북한군 포격에 대비해 거점을 옮겨가는 방식으로 대북심리전을 펼칠 계획이다. 우리 군의 이동식 확성기 음향을 교란하는 데는 고정식 확성기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우리 군이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에 대응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11년 만에 재개하자 북한은 전례 없이 격하게 반응했다.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무차별 타격하겠다'고 위협하더니 실제로 방송 열흘 만에 서부전선에서 남쪽을 향해 포탄 1발을 쏘며 긴장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그런데도 우리가 대북방송을 그치지 않자 군사행동을 예고하며 협박을 일삼다가 돌연 고위급 접촉을 제의했다. 당시 접촉은 무박 4일간의 마라톤협상 끝에 북한은 도발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고 우리는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는 내용으로 타결됐다. 북한이 자신들의 군사행동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은 극히 이례적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우리가 북한의 4차 핵실험(1월 6일)에 대응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직후에도 북한은 방송 중단을 요구하는 전단을 수도권 지역에 살포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

북한이 당 대회 이후 군사회담 개최를 제안하는 등 대대적인 대화공세를 펼친 최우선 목표도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에 있다는 게 우리 군의 분석이다.

북한은 당시 우리 군에 보낸 전통문에서 회담 제안 목적을 '조선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쌍방 사이의 군사적 신뢰 분위기를 마련하기 위하여'라고 했는데, 이는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뜻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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