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환율, 환전도 타이밍①]"수지맞은 기분"…달러·파운드 약세에 휴가객들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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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수지맞은 기분이죠. 기다리면 더 떨어질 거 같아서 두고보려구요."

대학원생 오한별(28·남)씨는 7월 말 유럽 여행을 앞두고 서울역 1층 IBK기업은행 환전센터를 찾았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파운드화와 유로화의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자 환전을 하러 온 것이다. 그는 이날 계획해둔 예산의 30% 정도만 환전했다. 오 씨는 "일주일 전만해도 파운드가 더 비쌌는데 많이 떨어져서 기분이 좋다"며 "앞으로 더 떨어질 거란 얘기가 있어서 기다렸다가 더 싸게 환전하려한다"고 말했다.브렉시트 이후 요동치는 환율에 여름 휴가를 앞둔 휴가객들이 환전에 적절한 타이밍을 잡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해외로 떠나려는 휴가객들이 환전에 1원이라도 아끼기 위해 환율을 전망하며 머리를 굴리고 있다.

브렉시트 결정 직후 파운드화와 유로화는 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특히 현재 파운드화는 국민투표 결과 발표 이전과 비교해 8.7% 내린 수준이다.

유럽여행을 떠나는 학생들과 관광객들은 표정이 밝다. 앞으로 파운드화와 유로화의 가치가 추가 하락될 거라는 전망이 계속되면서 오 씨와 같이 환전 타이밍을 기다리는 휴가객도 많다.8월 말 유럽으로 휴가를 떠나는 직장인 이 모(40·여)씨도 마찬가지다. 이 씨는 요즘 매일 유로화 가격을 확인한다. 이 씨는 "요즘 유로화가 1270~80원대인데 더 떨어질 거 같아서 1250원대가 되면 사려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나 일본으로 떠나려던 휴가객들은 브렉시트 결정에 달러 강세와 엔고현상이 일시적으로 발생해 잠시 울상을 지었다. 하지만 환율시장의 위험회피심리가 점차 완화되면서 웃음을 되찾고 있다.

브렉시트 결정 직후 하루만에 29.7원 오른 원·달러 환율은 지난 30일 전일종가보다 8.4원 떨어지며 1151.8원에 마감했다. 장중 한 때 1200원선을 위협했던 원·달러 환율이 브렉시트 직전인 23일(1150.2원) 수준으로 일주일만에 원상복귀한 셈이다.

이에 가족들과 미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김미숙(54·가명) 씨는 "걱정을 덜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솔직히 브렉시트에 대해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환율이 오른다는 말에 미리 환전해두지 않은 걸 후회하고 있었다"며 "다시 환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소식에 천만다행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한 지역 PB팀장은 "달러나 엔화의 경우 조금 더 지켜본 후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며 "브렉시트 후 각국의 정책공조가 발표되면서 예전 가격대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당분간 이같은 추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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