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롯데]신격호의 '건강' 딜레마…언제 퇴원할까

수사선상에 있는 신격호, 7일째 입원 중
SDJ 측 "신 총괄회장 건강해…진료 결과 기다리는 중"

그림=오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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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건강문제로 서울대병원에 입원중인 가운데, 퇴원 시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비자금 조성의 핵심인물인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해 검찰이 소환 요구를 할 수 있어 그 시기를 미루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신격호 총괄회장 측은 줄곧 그가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다고 주장해 온 만큼 장기입원은 어려운 상황이다. 그는 성년후견인 지정을 위한 입원 정신감정도 강력히 거부한 바 있다. 15일 SDJ코퍼레이션 측에 따르면 미열 증상으로 지난 9일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신 총괄회장은 현재도 병원에 머무르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는 미열 증상이 있던 다음날 병원을 찾았고, 약물 복용으로 곧 정상체온을 찾고 있지만 오늘로 7일째 입원중이다.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병원에서 별 말이 없기 때문에 입원하며 검진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면서 "신 총괄회장은 상태는 건강하다"고 설명했다.

그의 입원을 위해 지난 8일 입국했던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도 이달 말 예정인 주주총회 준비를 위해 12일 출국했다. 때마침 입국했던 신 총괄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도 남편의 건강을 확인한 뒤 입원 직후인 10일 롯데호텔 34층 집무실을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신 총괄회장 측이 최근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비자금 수사와 관련해 퇴원에 부담을 느끼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

신 총괄회장은 최근 정혜원 SDJ코퍼레이션 상무 등을 통해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과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에 대한 로비 조사가 진행중이라는 사실을 보고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신 총괄회장은 격노하는 등 반응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본인을 둘러싼 부동산 거래 의혹이나 금고 속 현금 관련 내용은 전해듣지 않았다. SDJ코퍼레이션 측은 해당 사실에 대해 "공식적인 내용이 아니고 의혹 수준이기 때문에 전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법원은 신 총괄회장의 정신감정을 해달라는 내용의 촉탁서를 협약 센터인 국립정신건강센터에 송달, 관련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법원은 당초 서울대병원을 정신감정 기관으로 지정해 감정을 진행하려 했지만, 신 총괄회장이 입원을 강하게 거부하며 무단퇴원 해 현재 중단된 상태다.

법원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기존에 정한 절차대로 정신감정에 응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계속 지체할 수는 없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진행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이자 성년후견인 지정 신청을 한 신정숙씨 역시 최근 변호인을 통해 정신감정 절차를 재개달라고 법원에 거듭 요구했다.

입원과 퇴원, 정신건강과 이상소견 등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어느 쪽 결과가 신 총괄회장에게 더 유리할 지는 판단하기 어려운 상태다. 다만 법원이 정신감정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어느 쪽으로든 예상보다 결과가 빨리 나올 것이란 전망은 가능하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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