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브라질 용광로 화입식…10년 숙원사업 이뤘다

전기로→용광로까지 사업구조 확대
포스코·현대제철 이어 국내 세번째 용광로 철강사로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동국제강이 창립 62년 만에 용광로(철광석에서 철을 뽑아내는 대형 고로)에 불을 지폈다. 11년 간 추진한 브라질 제철소가 본격 가동에 들어가며 포스코·현대제철에 이어 국내 세번째로 용광로 제철소를 보유한 기업이 됐다. 동국제강은 10일(현지시각) 브라질 북동부 쎄아라주 뻬셍 산업단지 CSP 제철소에서 용광로 화입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장세욱 부회장을 비롯해 장인화 포스코 부사장과 세르지오 레이찌 CSP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했다.


CSP 제철소는 동국제강이 2005년 투자를 시작한 이후 총 55억 달러가 투입됐다. 2012년 7월 제철소가 착공됐고 이후 약 4년에 걸친 그린필드 공사(인프라부터 공장까지 건설) 후 11년 만에 연간 300만t의 철강 반제품(슬래브)을 생산할 수 있는 제철소로 탄생했다.

동국제강(지분 30%)은 기획자와 슬래브 구매자로 참여했고, 브라질 발제(50%)는 철광석 원료 공급, 포스코(20%)는 기술부문과 가동을 맡는다. 쎄아라 주정부와 브라질 연방정부는 제철소와 연계되는 항만·발전소·변전소·도로·용수 등 인프라 건설에 약 7억 달러를 투자했다. 동국제강은 이번 CSP 제철소 가동을 통해 1954년 설립 후 62년 만에 처음으로 용광로 제철소를 보유하게 됐다. 포스코, 현대제철에 이어 국내 철강사 중에서는 세번째다. 동국제강은 1965년 삼화제철소의 소형 용광로를 인수해 활용했고, 현재 인천과 포항에 3개의 전기로(총 360만톤, 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것) 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용광로를 처음부터 투자해 가동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국제강은 CSP에서 생산하는 슬래브 300만t 중 60만t은 국내로 들여와 직접 사용하고, 100만t은 해외에 판매할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CSP를 통해 후판사업의 원가경쟁력을 높이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CSP의 슬래브를 사용해 후판사업에서만 100억원 상당의 원가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CSP를 활용해 원자재 협상력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접 설계한 원자재 사용으로 품질 안정성도 높이는 등 간접 비용 절감 효과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동국제강 물류 계열사나 IT 계열사의 글로벌화, 브라질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 확장 등 다양한 시너지도 기대된다.

동국제강은 CSP 제철소 소재를 사용해 후판 고급강(원유수송용·플랜트용·보일러용 등에 사용되는 후판류) 비중을 지난해 15%에서 2017년 30%까지 높일 계획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CSP를 통해 고급강용 소재를 원가 수준에서 조달할 수 있게 됐다"며 "추가로 100억원 상당의 수익 증대와 1000억원 상당의 매출 증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세욱 부회장은 "CSP는 고로 제철소를 만들겠다는 3대에 걸친 꿈의 실현이며 2005년 브라질 쎄아라에 제철소를 짓겠다는 약속을 지켜낸 일"이라며 "CSP를 세계 최고의 제철소로 만들고 지역사회와 더불어 성장하는 정신을 브라질에서도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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