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감현장] 김수남 檢 칼날, 대우조선 정조준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김수남 검찰총장이 첫 번째 칼을 빼 들었다. 자산 규모 17조원의 '대우조선해양'이 그 대상이다.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김기동 검사장)은 출범 전부터 사실상 중앙수사부 기능의 부활이라는 점에서 시선을 모았다. 검찰총장 직속의 특별수사단은 첫 작품으로 이번 사건을 선택했다. 김 총장이 전장(戰場)에 내보낸 장수는 특별수사 역량이 검증된 김기동 검사장이다. 그는 7년 전 대우조선 비리 의혹을 수사한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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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공기업처럼 운영되는 대우조선해양에 대규모 분식회계 의혹과 경영진 비리 단서가 포착됐다." 검찰이 전한 메시지에 이번 사건의 의미가 담겼다. 정부가 조선업계 구조조정 추진계획을 밝힌 날 대우조선과 산업은행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검찰이 조선·해양산업 부실 문제를 정조준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특별수사단이 '부패 수사 1호'로 대우조선을 선택한 것은 성공 가능성을 어느 정도 따져 본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검찰 수사역량을 집중시킨 사건의 결과가 미흡할 경우 후유증을 우려할 수밖에 없으니 성과를 낼 수 있는 사건을 선택했다는 얘기다.

우선 남상태·고재호 전 대우조선 사장 시절 문제가 수사의 초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수사는 대우조선 특혜 의혹을 둘러싼 정·관계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칼끝이 이명박 정부 '정권 비리'를 향하고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김 총장은 평소 '무실역행(務實力行)', 즉 실제 업무에 도움이 되는 변화를 강조해온 인물이다. 대우조선 수사가 성공을 거둘 경우 공공분야 비리 척결을 향한 검찰의 행보에 탄력이 붙을 수밖에 없다.

김 총장의 평소 지론처럼 겉으로 화려한 모습보다는 내실 있는 성과를 내놓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김 총장의 취임사에 그 해법이 담겨 있는지도 모른다.

김 총장은 논어에 나오는 '태이불교 위이불맹(泰而不驕 威而不猛)'이 검찰에 필요한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태산 같은 의연함을 갖되 교만하지 않아야 하며, 위엄은 있되 사납지 않아야 한다는 얘기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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