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버는 진도군 경로당…화투 대신 경로당 일거리 ‘활발’

진도군 고군면 지수리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경로당에서 친환경 비누 만들기 작업이 한창이다.

진도군 고군면 지수리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경로당에서 친환경 비누 만들기 작업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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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기쁨과 용돈 벌이 ‘쏠쏠’하고 경로당 활기가 넘쳐"

[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그냥 모여서 놀기만 하다 일거리가 생기니까 용돈도 벌고 경로당이 활기차고 전보다 마을에서 화합이 더 잘되는 것 같아 아주 좋아.” 진도군 고군면 지수리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경로당에서 친환경 비누 만들기 작업이 한창이다.

모두 수작업이지만 마치 기계가 하듯 철저히 나눠 진행됐다. 입소문을 통해 밀려드는 주문으로 구슬땀을 흘리면서도 할머니들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이 경로당에선 올해 4월부터 부업이 시작됐다. 진도군 고군면이 경로당 일거리 사업으로 ‘친환경 비누 만들기 사업’을 제안해 현재 경로당 회원 10여명이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경로당측이 친환경 비누 1개를 만들고 받는 돈은 1,000원. 초기에는 판매가 쉽지 않았지만 진도 울돌목 주말장터, 자매결연 단체 등에 판매를 시작하자 2개월만에 매출액이 200만원을 훌쩍 넘었다.

친환경 비누 판매 수익금의 일부는 마을공동기금으로도 사용되어 마을의 화합된 분위기 조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특히 어르신들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일하는 기쁨과 소득 창출의 기회를 함께 제공해 ‘호평’을 받고 있다.

할머니들은 “집에 있으면 팔다리가 저리고 아픈데, 여기 나와서 일하면 심심하지도 않고 또 용돈 벌어 저축하지 일석이조”라며 “모은 돈으로 나중에 손주 용돈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진도군 고군면 박완태 주무관은 “시간을 무료하게 보내는 대신 경로당 일거리를 하면서 몸도 움직이고 돈도 버니까 어르신들이 모두들 즐거워 한다”고 말했다.

진도군이 올해부터 지역 중소기업과 경로당을 연결해 추진 중인 노인 일거리 사업이 경로당 문화를 새롭게 바꾸고 있다.

4년전부터 시작된 경로당 일거리 사업에 현재 7개의 경로당과 60여명의 노인과 1개 기업이 참여 중이다. 메주 만들기, 콩나물 재배, 풍등 만들기, 옥수수 재배 등 하는 일도 다양하다.

지역 특성에 맞는 경로당 일거리가 자리를 잡아가자 다른 마을에도 입소문이 퍼지면서 진도군은 내년부터 경로당을 추가로 참여시켜 경로당 일거리를 확대·운영할 예정이다.

진도군 주민복지과 곽봉웅 노인복지담당은 “큰돈은 안 되지만 노인 인구가 많은 진도군 특성상 경로당 일거리 사업이 가져온 경로당의 변화는 기대 이상이다”며 “TV 시청과 10원짜리 화투 등이 전부이던 경로당에 활기가 생겼고 어르신들의 표정도 한결 밝아졌다”고 말했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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